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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상속세 12조...'삼성생명 지분 20.76%' 이재용에 최대한 집중 전망


입력 2021.04.28 11:00 수정 2021.04.28 13:1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승계 상징성·책임경영 힘실을 전망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8.51% 보유…지배력 강화 핵심

배당여력 큰 삼성전자 지분은 유족 고루 나눌 듯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2020년 10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이 28일 고인의 유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내역과 사회 환원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이 전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와 계열사 지분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족 측은 이날 개별 주식상속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을 신청할 당시에도 개별 지분율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 내용은 공시사항이라 상속세 납부 마감일인 30일 이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유족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들의 주식 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이 전 회장의 와병 기간 동안 유족들 간 상속 논의는 끝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도 이미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갖춰져 경영권 분쟁 여지가 없는 데다, 상속 과정에서의 지분율 희석과 상속세 부담 등으로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가업을 잇는 데 유족들이 합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 전 회장 유산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19조원과 2조~3조원에 달하는 미술품, 한남동 자택 및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22조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미술품은 전량 국립기관 등에 기증을 결정한 만큼 상속 대상에서 제외됐고, 사실상 대부분의 유산이 주식이다.


이 전 회장의 상속 전 보유 지분은 삼성전자 보통주 4.18%(2억4927만3200주), 우선주 0.08%(61만9900주), 삼성생명 20.76%(4151만9180주), 삼성물산 2.88%(542만5733주), 삼성SDS 0.01%(9701주) 등이다.


법정 상속 비율은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이고 자녀인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 9분의 2씩이지만, 유산의 대부분이 주식인 상황에서 법정 상속 비율대로 나누려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삼성은 큰 틀에서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은 각각 0.06%와 0.7%만 보유하고 있다.


다른 유족들이 법정 상속분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현실적인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 방안은 삼성생명 지분을 최대한 집중시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삼성생명 지분 확보가 최적의 선택이다.


더구나 삼성생명은 ‘삼성 경영권의 승계’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이 전 회장 역시 선대인 이병철 창업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아 삼성전자를 지배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 지분율을 높여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 경우 이 부회장 몫의 유산 상속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진다.


삼성전자 지분이 배당 여력이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총 13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으며, 그 중 오너 일가가 받은 배당금만 총 1조342억원에 달한다.


이날 유족들은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인 12조원 이상의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발표했다.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납부할 예정으로, 연 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마련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삼성전자 보유 지분을 통한 배당금 확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지분은 법정 상속 비율만큼 나누거나, 오히려 이 부회장에게 삼성생명 지분이 집중되는 반대급부로 다른 유족들이 더 많이 가져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그룹 지배구조상 상위에 있기 때문에 미래 혹시 모를 경영권 분쟁 여지를 제거하는 차원에서라도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생명 지분이 집중되는 방식이 깔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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