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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기준일 코앞인데…다주택자 매물 왜 안 풀릴까


입력 2021.05.12 07:00 수정 2021.05.12 11:33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6월1일부로 다주택자 종부세율 1.2~6% 인상

세금 완화 움직임에 '버티기 모드'…"나중에 팔자"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데일리안

한층 강화된 종합부동산세법 시행 시점이 한달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예상과 달리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통 이 시기 즈음해서 저렴한 가격의 매물이 풀리면서 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받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하지만 매물이 나왔다 하더라도 호가는 여전히 시세 보다 낮아지지 않고 있고, 거래도 틀어 막힌 수준이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32건을 기록했다. 지난달(2399건)과 비교해 5.5% 정도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5776건을 기록한 뒤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월 들어 3860건으로 반토막 나더니 3월 3755건, 4월 2399건으로 급감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을 앞두고도 거래량은 반등하지 않았다. 보통 이 시기 절세용 급매물이 쏟아지며 거래량 증가와 함께 집값이 조정 받는다. 집주인의 경우 5월31일까지 잔금을 받거나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돼야 보유세 의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올해는 보유세가 한층 강화되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거래도 매물도 없었다. 올해부터는 0.6~3.2%였던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이 1.2~6.0%로 늘게 된다.


지난해만해도 5월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을 앞두고 거래량은 6693건으로 4월(3035건)보다 2500여건 늘어나기도 했었다.


세금 회피 매물이 풀리질 않으면서 집값 상승세도 여전한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둔화되는 듯 하다가 4·7 보궐선거 직후인 지난달 둘째 주 0.07%로 반등한 데 이어 5월 첫째 주까지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이따금 성사되는 계약에서는 신고가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는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역대 최고가인 7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활성화 등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집주인들이 매각보다는 버티기를 선택하면서 거래도 줄고 가격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6월 이후로는 거래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당이 세금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다주택자들로 하여금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금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 향후 양도소득세가 완화되면 그때 매각을 시도하려고 현재 매도를 미루고 있는 집주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선 양도세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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