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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뷔페도 양극화”…호텔 뜨고, 한식 지고


입력 2021.05.14 07:00 수정 2021.05.13 17:44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한식뷔페, 코로나19 직격탄…한식 매력 감소에 잇단 폐업

호텔뷔페, 럭셔리 소비 트렌드와 SNS인증샷 문화 힘입어 성장세 지속

애슐리.ⓒ이랜드 이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급 호텔뷔페와 한식뷔페 업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식뷔페는 하루가 멀다하고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 반면, 고가의 가격을 앞세운 고급호텔 뷔페는 자리가 없어 예약을 못 할 정도로 두 업체 간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1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한식 뷔페 매장은 현재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이 6곳,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이 2곳 운영 중이다.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1개의 매장을 운영 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요 한식 뷔페 브랜드는 총 100개가 넘었지만, 지금은 ‘빅3’ 업체를 모두 합쳐 매장이 9개만 남았다.


한식뷔페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을 시작으로 2013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이후 2010년대 중반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2016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신규 출점 제한과 경쟁 과열, 외식 트렌드 변화, 1인 가구 증가 등의 배경으로 성장이 정체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뷔페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감염 우려로 외식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 데다 뷔페 업종이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서 지난해 8월부터 한식뷔페를 비롯한 모든 뷔페 매장의 영업이 약 두 달간 전면 중단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으로 한식뷔페의 주 타깃 고객인 주부 모임, 가족 식사 등 방문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이 커졌다”며 “한식을 주로 먹는 집밥 문화 확산으로 ‘한식’에 대한 매력도 감소하면서 폐업이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 등 고급 뷔페는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를 다루고, 보복소비의 일환으로 ‘외식 횟수는 줄었지만, 한 번 외식 할 땐 비싸고 맛있는 거 먹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예전보다 더 호황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식뷔페의 경우 음식이 주 수익인 상황에서 영업 정지로 인해 임대료, 인건비 등 어려움이 커진 데다, 고위험 시설이라는 낙인까지 찍히면서 힘들었다”며 “호텔업계 같은 경우 객실 사업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로 진화시켜 선보일 수 있어 타격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호텔롯데

반면 고급 호텔뷔페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가격인상으로 ‘호텔 뷔페=10만원 초반’ 이라는 공식을 깨고 1인당 15만원짜리 뷔페까지 등장했음에도 자리가 없어 방문이 어려울 정도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서울 시내 특급호텔마다 객실이 텅 빈 상황에서도 식음을 즐기기 위해 들른 고객은 인산인해를 이루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유입 비즈니스 수요가 끊긴 가운데서도 뷔페로 대표되는 호텔 식음료 부문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았다.


업계서는 프리미엄·럭셔리 소비 트렌드 공략이 먹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씀씀이가 커지면서 특급호텔에서 즐기는 식사와 디저트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스몰럭셔리’를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을 사로잡은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호텔업계의 발 빠른 대처도 어려움을 더는 계기로 작용했다. 롯데호텔은 주문 시 뷔페 음식을 자리에 직접 서빙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고, 조선호텔은 조식 뷔페를 대체할 도시락을 만들어 룸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밖에 드라이브스루 등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호텔업계는 올 여름 럭셔리 빙수 장사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을 이으면서, 매년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업계에서는 경쟁하듯 다양한 빙수를 선보이는데 공을 들인다.


실제로 호텔 프리미엄 빙수의 원조격인 신라호텔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주중에만 빙수를 판매했는데도 1시간씩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SNS등 인증샷 문화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고객들이 식음에 있어서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를 만족시키는 곳들을 보다 많이 찾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호텔 음식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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