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BDI 3000선 돌파…1분기 최고치 '훌쩍'
시황호조 반영…2분기 영업이익 큰 폭 증가 전망
올 초부터 해운운임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벌크선 업체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가 5월 연일 3000포인트(p)를 상회하며 1분기 최고치(2319p)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4일 기준 BDI 지수는 2939p를 기록했다. 전일 보다 138p 하락하며 3000선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고운임 추세다.
벌크선은 철광석이나 석탄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으로, 올해 초부터 폭발적인 시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1374p로 시작한 BDI 지수는 3월 2319p까지 상승하며 1분기 최고치를 찍었다. 4월 말에는 3007p를 돌파하며 약 11년 만에 3000선을 넘어서는 기록을 내기도 했다.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BDI 포인트는 5월 초 3266을 찍고 현재 2939으로 내려온 상태다.
통상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벌크선 시황이 약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세계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되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곡물을 중심으로 한 벌크 화물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벌크선인 케이프사이즈 화물선(15만t급)의 일일 운임은 14일 기준 4만1204달러를 기록했다. 대형선 운임이 상승하며 중소형선인 파나막스(6~7만t급), 수프라막스(5~6만t급) 운임도 같은 날 각각 3만725달러, 2만8101달러로 나타났다. 1분기 말 각 선박의 용선료(케이프선 2만1650달러·파나막스선 2만6548달러·수프라막스선 2만3796달러)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비수기에도 예상외의 운임 강세를 보이자 국내 주요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2분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들 업체는 BDI 상승과 2분기 물동량 증가 시기가 맞물리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팬오션은 1분기 호실적을 내며 2분기 호실적의 발판을 마련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799억원, 영업이익은 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29.4%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2분기 팬오션 매출이 8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800억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23.6% 증가한 수치다.
대한해운의 1분기 수익성 역시 증가했다. 대한해운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55억원으로 2.3% 줄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른 2분기 예상 매출은 2164억원, 영업이익은 33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5% 감소한 수치다.
다만 양 사 1분기 실적이 업계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적은 더 오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벌크선 시황 호조에 따라 이들 업체가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기 용선 계약 확장과 2분기 추가 상승한 BDI 시황에 따라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