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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전쟁 2차전 돌입…키워드는 ‘전략적 접근’


입력 2021.05.21 05:00 수정 2021.05.20 17:5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프리미엄 건강식 표방…리브랜딩 등 고급화 전략 잇따라

쏟아지는 ‘미투 제품’에 도태되는 기업도…"연구개발·기술력 관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간편식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최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 ‘2차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과거에는 다양한 제품으로 구색 갖추기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소비자 눈 높이에 맞춘 ‘고급화’ 전략으로 진화해 가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1000억원대 메가 브랜드로 키워낸 기업이 있는 반면, 단종을 면치 못하는 기업들까지 업체 간 온도차가 크다. 모방에 모방을 더한 제품이 주를 이루면서, ‘전략접 접근’을 통한 제품 출시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약 4조원 규모였던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오는 2023년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식음료·편의점 등 이종업체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일부 밀키트 스타트업은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HMR=인스턴트’라는 선입견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노력에 있다. 국과 탕을 선호하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에 나트륨 과다섭취, 영양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제기되면서 올해는 프리미엄 건강식을 표방한 제품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집밥 콘셉트’를 내세운 HMR 제품을 선보이는 업체도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제당은 최근 HMR 호황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 출시는 물론 기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이 시장에 절대 강자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브랜드를 전면 개편하고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동원F&B는 프리미엄 한식 HMR 브랜드 ‘양반’을 리브랜딩했다. 기존 김, 죽, 국탕찌개, 김치를 비롯해 즉석밥, 전통음료, 적전류까지 한식 카테고리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과당경쟁으로 인해 생각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울상인 기업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가정간편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면서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그간 HMR은 선발 업체가 독보적 신제품을 내놓으면 후발업체들이 ‘미투 제품’(모방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이 주를 이뤄왔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7월 HMR 전문 브랜드 ‘라라밀스’를 론칭하며 B2C 사업에 진출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진출 1년이 채 되지 않아 판매채널 확보 등의 이유로 전면 철수했다.


빙그레와 샘표도 1인가구 증가에 착안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고, 국내 시장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HMR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각각 2019년, 2018년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HMR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유사상품이 난립하고 있어서다.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져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이 부족한 업체는 결국 도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단순 제품 모방에 그쳐선 안 되고, 기술력을 통해 트렌드를 앞서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정간편식 시장은 다양성은 물론,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나뉘는 양극화 현상 등으로 요약된다”며 “특히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기 어려운 외식형 음식들이 가정에서도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 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패는 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있다”며 “그 외에도 업체 만의 기술력을 통해 트렌드를 앞서가고 선도할 줄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만 따라 출시하다 보면 결국엔 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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