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화 교수의 ´초심리학 이야기´- 5
2번째의 놀라운 경험 - 초상현상
여러분들 혹시 20년 전의 미식축구 상의를 본 적이 있습니까? 물론 없으시겠지만 그 당시 미식축구를 해 본 미식축구인이라면 기억하실 것입니다. 미식축구 상의는 대개 미군에게 받은 것이고 그 두께는 상당하며 아무리 마른 땅바닥에 굴러도 끄떡없을 정도로 질겼습니다. 거의 10년을 사용하여도 상의의 상태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의가 우측 중간에 구멍이 뻥 뚫려있었습니다. 필자는 너무나 놀라 그 상의를 들고 크게 소리쳐 “이게 어떻게 된 거냐?” 고 후배들에게 물었습니다. 후배들은 “아니! 형님 그것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이상하군요. 시합이 종료될 즈음 형님이 볼을 들고 전진할 때 부산 동아대에서 힘이 너무 좋고 덩치가 아주 커 삼손이라고 별명이 붙은 삼수라는 학생이 형님의 정면 옷깃을 한 손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보통 그 정도면 대개 쓰러지는데 이상하게도 형님이 초인이라도 된 듯이 그 삼수를 질질 끌고 앞으로 계속 전진했습니다. 삼수의 힘이 워낙 세어서 그런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형님이 계속 나가니까 그만 상의의 옷이 찢어진 것도 아니고 똑 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정말 형님의 힘 대단했지요.”
필자는 그 상의가 떨어져 나간 경위를 똑똑히 들었습니다. ‘굉장히 질긴 미식축구 옷이 이렇게 되다니 참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떨어진 상의 일부를 찾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 후 필자는 한동안 그것을 집 옷장에다가 고이 보관했습니다. 보관할 때 그 상의를 보고 ‘바로 이 옷이 나의 인생을 두 번째로 바꾼 것’이라고 마음 속 깊이 각인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곧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고 재수할 때 노이로제에 크게 당했던 경험(후에 최면/NLP를 소개할 때 언급할 예정)이 있어 아무리 그런 일을 당해도 별 것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고 또 극복해 낼 수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합이 있은 날 다음 저녁 후배들하고 명륜동 술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술 한 잔을 받았을 때 필자는 술을 먹고 있을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술 한 잔을 받고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마음속에서 ‘술 먹을 시간이 어디 있나! 빨리 서점에 가서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밝혀야지.’ 하는 마음이 용솟음치는 것이었습니다.
곧 5000원을 꺼내 후배들에게 주면서 술값을 치루라고 하면서 필자는 종로의 서점을 찾았습니다. 그 때 5000원이면 돈 없는 학생 한 20명쯤 막걸리를 먹을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그 후부터 수없이 많은 술 먹을 기회가 있어도 한결같이 술값을 주고 서점을 찾았습니다.
대우주와 소우주, 거시적과 미시적, UFO와 4차원세계를 동시에 연구하다?
1979년도 겨울부터 혹한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필자는 독서 삼매경에 빠졌고 어딘가 특이한 사람이 있다면 만나고 다녔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들도 아시겠죠. 바로 미식축구 때 경험한 초상현상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를 밝혀야 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이 필자의 뇌리를 스쳤습니다.
‘내가 재수를 시작할 때 갑자기 문과에서 이과로 간 것도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고 낙담했던가! 문과생이 그 어려운 수학을 빠른 시간 내에 따라잡기가 정말 어려웠고 갈수록 뒤처지는 성적 때문에 잠이 안 올 때도 수없이 있었다. 그런데 좋아하지도 않는 성대 전기과에 들어왔었고 학교를 별로 다니고 싶지 않아 삼수를 하려고 했었다. 하필 미식축구부에 들어가 입학식도 하기 전에 미식축구를 했었지. 이 미식축구만 아니었다면 학교에 다니지도 않았을 것이다. 미식축구가 너무나 좋아서, 미치도록 좋아서 삶의 의미를 미식축구에서 찾았다. 그런데 그 미식축구 때문에 초상현상을 경험했다. 얼마 전까지 UFO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합 때의 경험도 사실이다. 어느 것이 맞고 안 맞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사실인 것이 분명하다. 맞아! 바로 나의 사명은 UFO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법칙을 밝히는 것이다. 그것도 과학적으로. 아! 이제 내가 전기과에 억지로 들어온 이유를 알겠구나!’
당시 필자는 초상현상을 경험하기 전에는 무신론자였었고 UFO의 존재를 믿는 과학만능주의자였다고 지난 호에 언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초상현상을 실제 경험하고 나니까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구나! 또 다른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그러면 UFO란 <한국 → 아시아 → 지구 → 태양계 → 은하 → 대우주>란 거시적 개념이 확대되었을 때 인식되는 것이라면 초상현상은 <인체 → 장기 → 분자 → 원자 → 4차원세계>란 미시적 개념으로 인식되는 것이겠구나. 우주란 대우주도 있고 소우주도 있을 것이다’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는 두 가지 다 경험을 하였다. UFO도 사실이고 초상현상도 사실이라면 그렇지! 둘 다 연구해야겠구나. 두 분야를 연결해야 올바르게 연구를 할 수 있겠군.’ 이렇게 생각한 것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28년 동안 필자를 그런 분야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게 하지 않고 변질되지 않게 하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종로 5가인지 3가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종로에 있는 <유한평 최면 심리연구소>에 들러 최면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시합 때 3시간 이상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명상/기공 등을 통해 내적 정신수련이 되어 있어 최면이 잘 되지만 그 당시는 도전정신으로 철저히 무장되어 있어 그런지 최면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이한 경우였습니다. 아무리 최면을 걸어도 걸린 척 할 뿐 최면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생각만으로 물집이 생기다 : 최면실습
몇 달 후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서대문 쪽 골목에 있는 건물 5층의 최면 학원(이름이 기억나지 않음)에 다시 등록했습니다. 거기서도 정성껏 최면에 대해 학습하였는데도 최면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실망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면 실습을 하는 과정 중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함께 실습을 하였습니다. 최면 트레이너가 시키는 대로 트랜스(정신집중 상태)에 들었을 때 옆 사람의 손바닥에 동전을 놓으면서 “불덩어리다”라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옆 사람을 기겁하면서 동전을 멀리 던져버렸습니다. 필자는 옆에서 그 행동을 지켜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최면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 눈을 떠 볼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옆 사람의 손바닥에 동전 크기만 한 물집이 생겨 있었습니다. ‘단 몇 초 만에 물집이 생기다니! 사람의 생각하는 힘이 정말 대단하구나!’ 필자는 후에 텔레포테이션(순간이동) 경험과 여러 가지 초상현상 경험도 소개하겠지만 운이 참 좋은 편입니다. 일반인이라면 겪지 못하는 일을 나름대로 수없이 겪었으니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