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회복에 봉형강 판매 늘어나며 가격 급등
공급 부족에 철강사 가격 인상 기조 지속될 듯
건설경기 회복으로 봉형강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이들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올해 함박웃음을 지을 전망이다.
봉형강 유통 가격은 이달 들어 t당 100만원을 돌파하며 올 초 대비 철근 52%, H형강 44%씩 상승했다. 여기에 중국 수출 증치세 폐지, 계절적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봉형강 제품 중 철근과 H형강의 국내 유통가격(21일 기준)은 t당 철근 105만원, H형강 115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철근 82만원, H형강 89만원이던 가격이 현재에는 모두 1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봉형강 제품 가격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가동되면서 건설 경기가 크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건설 수요가 늘어나니 철강 제품인 봉형강과 원재료로 쓰이는 철스크랩의 판매량이 동반 증가했고,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이달 1일부로 시행된 주요 철강제품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도 봉형강 가격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증치세는 중국 철강사가 해외 수출 시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다. 중국 재정부는 2019년부터 철강재에 대해 9~13%의 증치세를 환급해주며 수출을 장려해왔다. 해당 제도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저가 중국산 대신 국내 철강재 선호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 계절적 성수기까지 겹쳤다. 통상 철강사들은 날씨가 풀리며 건설 공사가 본격 시작되는 2~3분기를 성수기로 꼽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국내건설수주는 사상 최대수준인 20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수주→건축착공→건설투자’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감안하면 철근 내수는 내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봉형강을 주력 제품으로 다루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수익성이 앞으로도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 기준 각 사 봉형강 매출 비중은 동국제강이 49%, 현대제철이 30%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소 3분기까지 양호한 철강 수요가 지속되며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봉형강의 경우 국내 건설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 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부동산 개발투자와 정부 인프라투자 등 고정투자로 양호한 철강 수요는 최소 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