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세력'서 홀로 살아 남아 중진 4명과 본선 격돌
당원 투표서도 간발의 차 2위…'신진 단일화' 효과도
중진서도 전당대회 다가오며 '지형 변화' 일어날 듯
"추가적 여론조사 따라 '이준석 눈덩이 효과' 가능성"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대표 본경선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이 진출했다. '신진'과 '중진'의 대결 구도가 명확했던 가운데, 본경선에 신진 세력으로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으며 향후 전당대회까지 중진 4명과 진검승부를 펼치게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지난 26~27일 실시한 당원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도전장을 내밀었던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이 컷오프 됐고, 3선의 윤영석 의원도 본경선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5선의 조경태·주호영 의원이 컷오프 통과에 성공했고, 4선의 홍문표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도 살아남았다.
단 예비경선에서 나타난 득표율 순위는 국회의원 선수와 정치 경험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일반 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를 바탕으로 종합순위 1위를 기록했고, 당원 대상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1위를 기록한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주호영·홍문표·조경태 의원이 뒤를 이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26%에 그친 나 전 의원을 더블스코어 가까이 이겼으며, 당원 대상 투표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32%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31%)을 근소하게 앞섰다.
당원 대상 투표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공행진을 기록했던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을 두고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들어 평가절하했던 일각의 시각은 일정 부분 잦아들 전망이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자연스럽게 '신진 단일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다. 김웅·김은혜 의원이 향후 전당대회 진행 과정에서 이 전 최고위원 '지원사격'에 나설 가능성이 큰 덕분이다.
한 당대표 후보자 캠프 관계자는 "김웅 혹은 김은혜 의원 중 한 명이 본경선에 올랐다면 오히려 단일화 시기나 방식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졌을 수 있지만, 그러한 과정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어 신진 세력을 향한 지지세가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집중될 것"이라 바라봤다.
한편 4명이 살아 남은 중진 세력 측에서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단일화·교통 정리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예비 경선 표심에서 드러났듯이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당원 투표 비율이 50%에서 70%로 늘어나는 본경선에서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탓이다.
한 중진 의원은 "중진 세력 각자가 가지고 있는 조직의 충성도와 결집력이 탄탄해 '화학적 결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전당대회 당일이 다가올 수록 중진 세력 중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압박이 심해질 것이다. 깜짝 지형 변화가 일어날 공산이 큰 상황"이라 예측했다.
한편 이날 본경선에 올라간 최종 후보 5명은 향후 약 2주간 권역별 합동연설회, TV토론회 등을 소화하며 본선 레이스에 임한다. 당원투표의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각 후보군 모두 당원들의 분포가 큰 TK지역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준석 돌풍'이 전당대회 당일까지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대다수의 당원들이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의 감정적 교감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예비경선에서 30%가 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당원들이 민심을 따라가고 있는 현상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이 전 최고위원이 흐름을 탄 것으로 보여지며 추가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어떤 현상이 점점 커지는 과정, 이른바 '눈덩이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