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한 지방 분양시장 '들썩'…전북 완주, 73.9%로 최고
정부가 부동산 규제지역 범위를 수도권 전역에서 지방 광역시 및 주요 도시까지 확대했지만 부동산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규제를 비껴간 지방 중소도시까지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 거래는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부산 기장군은 1232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1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80.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부산 시 내에서도 기장군은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외지인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 완주군은 같은 기간 322건에서 779건으로 141.9%나 거래량이 증가했다. 경북 김천시는 128.0%(590건→1345건), 전남 나주시 127.6%(369건→840건), 충남 서산시 96.1%(636건→1247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주택 수요가 분산되면서 외지인들의 매입 비중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전북 완주군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율은 73.9%에 달한다. 10채 가운데 7채 이상은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충남 계룡시와 아산시, 부산 기장군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중 역시 50%를 웃돈다.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충남 홍성군 아파트값은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4월 현재 10.0% 올랐다.
부산 기장군은 9.6%, 경북 김천시 9.5%, 경남 양산시 8.7%, 충남 공주시 8.6%, 충남 아산시 7.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 상승률인 4.7% 대비 2배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지방 중소도시에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두산건설은 경남 양산시 상북면 일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 분양에 돌입한 상태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0층, 10개동, 1368가구(전용 59·84㎡)규모로 지어진다.
차량 이용 시 35번 국도를 통해 양산 도심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동남권순환광역철도(계획)와 양산도시철도(2024년 개통 예정)의 수혜도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전북 군산시 지곡동에 짓는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도 최근 분양을 시작했다. 이곳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9층의 10개동, 총 665가구(전용 84~238㎡) 규모로 조성된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팀장은 "이달부터 규제지역 내 양도세 및 종부세 등 다주택자들의 세금이 대폭 인상된다"며 "부동산시장의 거대자금이 규제의 칼날을 피한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