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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한 달…가격 부담 적은 '가치주' 빛났다


입력 2021.06.02 05:01 수정 2021.06.02 11:34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공매도 금지 전보다 코스피 시총 700조 늘어

5월 한 달간 성장주 -2.1%↓ 가치주 0.9%↑

가격 밸류 높은 성장주, 공매도 집중 타깃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유안타증권

공매도가 1년 넘게 금지됐다가 재개된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시장에서 우려한 급락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150이 공매도 영향으로 성과가 부진한 반면 가격 부담이 적은 코스피200 중 가치주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공매도가 재개된 후 한 달여 동안 공매도 일 평균 매물은 5850억원이 출회됐다. 이는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인 지난해 4980억원 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한 달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증시가 직접적인 직격탄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의 시가총액 규모는 2200조원대로 지난해 공매도 금지 전인 3월께 1500조원보다 무려 700조원이나 급증했다. 코스피 거래대금 역시 현재 평균액은 1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3월 평균 7조4000억원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1년새 급증하면서 공매도의 영향력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부담 크지 않은 가치주, 수익률서 오히려 선방

지난달 3일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가격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들이 주로 공매도의 공격을 받았다. 다만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가치주들은 오히려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수익률이 상승했다.


지난 5월 한달간 성장주는 -2.1% 하락한 반면 가치주는 0.9%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매도 재개 이후 가치주의 약진이 두드러진 셈이다.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금융주와 음식료주, 통신주, 소재산업주 등은 공매도 타격이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 가치주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시장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방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도 "최근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우려 속 투자 대안으로 가치주 투자를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지난 20년간 금리 상승기때 가치주의 평균 수익률 및 상승확률은 각각 20.7%, 80.0%로 성장주의 수익률과 상승확률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고밸류 성장주, 공매도 집중 타깃으로 수익률 부진

반면 가격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은 주로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일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2주에 걸쳐 공매도 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2602억원의 공매도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삼성전자(2377억원), LG디스플레이(2316억원), HMM(183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 보다 공매도 대금이 높았던 종목은 삼성카드(36.6%) 였고, 오뚜기(30.3%), 현대해상(23.8%)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이 0.13% 상승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내 바이오 등 성장 업종의 비중이 큰 종목들의 경우 공매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주식이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과 2011년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해제될 당시에도 성장주가 가치주의 수익률 보다 낮았다는 분석이다. 이 당시에도 가격이 높게 형성된 고 밸류 성장주들이 집중 타깃이 됐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한 달간 결과에서 보듯이 공매도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형성하도록 주가의 중립적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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