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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銀, 통매각 출구전략 수정할까?...이사회 D-1


입력 2021.06.02 10:35 수정 2021.06.02 10:35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현대카드 등 유력 인수후보군 부재 매각 난항

전체·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중 최적안 고심

고금리 특판, 대출금리인하 등 ‘몸값 올리기’

'씨티은행' 로고 ⓒ

‘소매금융 철수’를 예고한 한국 씨티은행이 두 번째 이사회를 열고 출구전략을 논의한다. 당초씨티은행은 통매각 전략을 세웠으나,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략을 수정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소매금융 철수 관련 내용 논의를 이어간다. 이사회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추려진 인수 후보군 현황 보고나 통매각, 분리매각 등의 의견들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에도 이사회를 열고 관련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9일 소매금융 부분을 통째로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 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직원들에게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옵션 중 전체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직원과 조직을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늦지 않게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초반에는 인수후보로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이 거론됐다. 통매각시 매각가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출자여력이 충분한 금융사들이 물망에 올랐다. 최근에는 현대카드가 씨티은행의 신용카드 부문에 눈독 들이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카드 측은 “초기에 씨티카드 인수 여부를 검토한 바 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론냈다”고 공표하면서 무산됐다.


카드업계에서는 씨티카드를 인수했을때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씨티카드는 회원 대부분이 VIP고객으로 충성도가 높은 편이고, 마일리지 상품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고객 점유율은 1%에 불과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일리지 카드는 고객 입장에서 혜택이 좋아 장점이나,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씨티카드 자체 가맹점이 없다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현대카드 인수설까지 물건너가자 씨티은행이 매각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여·수신, 카드, 투자상품, WM 등을 포함하는 소매금융 통매각을 추진 중이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것이 업계 중론이다. 카드 부문 등 특정 사업을 분리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씨티은행은 몸값을 올리기 위해 영업전략을 재정비중이다. 지난달에는 신용대출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고, 전문직 대상 금리도 0.05%p 내렸다 타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행보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또 1000만원 이상 예금에는 최대 연 2% 특별금리를 주는 특판도 단행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금리 2배 수준이다.


씨티카드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씨티 리워드’ 카드 발급도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카드는 적립 한도 없이 결제액에 따라 일부 영역에서 최대 20%까지 포인트를 제공해왔다. 고객 혜택을 강화한 ‘알짜카드’로 평가됐지만 카드사에는 손실이 컸던 상품이다.


하지만 씨티은행의 고연봉 인력구조는 매각 방식에 상관없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은 2014년 이후 명예퇴직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고연차 직원들이 비중이 높은 구조이다. 임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퇴직금 누진제를 운영하는 만큼 인수가 성사되면 고용 승계시 퇴직금 규모만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편 3월말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씨티은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19.93%로 집계됐다. BIS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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