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현상' 기대감에 책임당원들도 들떴다
"H.O.T.처럼…같은 세대를 당대표로 만들자
마크롱 부러워하면서 경험·경륜? 자체 모순
이준석 당당한 토론 스탠스는 지향할 지점"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진행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가리켜 '이준석 현상'이라 명명할 정도다.
2일 데일리안과 통화한 국민의힘 책임당원들 중에서도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당원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준석 현상'을 기존 정치인들의 낡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 후보와 청년정치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중도보수대통합 과정에서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된 최원선(여·40대 초반·서울)씨는 "기존 다른 후보들은 이미 원내대표도 하고 한 번 결과물을 봤던 분들 아니냐"며 "이준석 후보가 기대감이 그래서 제일 큰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원선 씨는 "예전에 H.O.T.가 처음으로 10대 아이돌로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보라. 그 전까지 연예인은 당연히 성인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성인들이 가요 시장을 차지했는데,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또래들이 나오니 선호도가 크지 않았느냐"며 "청년들을 끌어들이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청년을 당대표로 만들면 되지 않는가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다른 후보들은 청년을 키우겠다며 무슨 자리를 주겠다고 하는데, 그런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을 스스로 다 해결할 수 있는 청년이 당대표가 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부 중진 후보들이 이준석 후보를 가리켜 경험과 경륜 부족을 탓하는 것에 대해 "마크롱을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마크롱이 나오려고 하면 경험과 경륜이 없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최 씨는 당대표 경선과 함께 치러지는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경선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최 씨는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김용태 후보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만약 85년생 (이준석) 당대표가 나왔는데 청년최고위원이 40대에서 된다면 과연 당대표보다 더 청년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겠느냐"고 지지의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14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는 김상혁(27·인천)씨는 최근 TV토론 과정에서 쟁점이 된 이준석 후보의 이른바 '태도 논란'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힘이 지향해야할 지점을 알려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상혁 씨는 "이준석 후보가 토론 과정에서 본인보다 한참 경력도 많고 연배도 많은 분들 앞에서도 평소 토론하던 스탠스 그대로 가져가는 모습은 우리 당이 앞으로 지향해야할 과제"라며 "나도 지역에서 어린 나이 때부터 당원 활동을 해올 때, 젊은 사람의 말이 맞더라도 '팩폭(팩트폭력)'이라고 느끼면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취급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젊은 당대표 후보가 방송토론에 나가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내 지위와 상관없이 내가 옳다는 것은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며 "그런 부분이 당원들이 열망하는 변화가 아니냐. 그게 '이준석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청년최고위원 경선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이용 의원과 김용태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혁 씨는 "청년최고위원 후보 중에서는 이용 의원과 김용태 위원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이용 의원은 얼마 전에 대학생 MZ 세대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겠다고 해서 가봤는데, 본인 말씀을 최대한 줄이고 우리 청년들의 말을 최대한으로 듣는 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용태 후보는 내가 알기로는 최연소 당협위원장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이라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굉장히 열심히 하시는 것 같더라"고 평가했다.
중도보수대통합을 통해 미래통합당을 거쳐 국민의힘 당원이 된 서진석(30대 후반·부산)씨는 '이준석 현상'은 보수를 개혁해야 한다는 일관된 목소리에 대한 공감이라고 바라보며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서진석 씨는 "전당대회 상황을 보면 20대 남성 뿐만 아니라 전지역·전세대에서 이준석 후보 지지세가 높다"며 "나경원·주호영 등 정치를 오랫동안 해온 분들의 정치에 대해서 피로감을 느끼고 젊은 이준석 후보를 통해서 세대를 교체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도 그렇고 청년최고위원 김용태 후보도 마찬가지인데 새누리당에서 탈당해서 바른정당을 창당해 나올 때부터 그분들이 낡은 보수를 청산하고 보수를 개혁하자는 목소리를 계속 냈다"며 "보수를 개혁하자는 일관된 목소리에 공감해서 지지하는 부분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 씨는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경우에는 그동안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이 주로 목소리를 내왔던 기후·환경이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들 중에서 과학·기술 쪽에서 전문성을 가진 후보도 있던데, 기후·환경 분야에서는 김용태 후보도 특장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 당의 지도부에 그런 인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