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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에 AI뱅커 뜬다...시중은행, AI 개발 가속도


입력 2021.06.03 12:03 수정 2021.06.03 13:47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신한·우리·KB국민, AI뱅커 정밀 고도화

정확성은 '강점'...은행원 위협 우려도

우리은행이 스타트업 '라이언 로켓'과 AI뱅커 육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 우리은행

최근 시중은행에 AI열풍이 거세다. 주요 은행들은 인공지능(AI)뱅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며 디지털 금융 환경 구축에 한창이다.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은행원이 영업점에 본격 도입되면 고객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AI은행원이 안착하면 결국 비대면 업무가 더욱 활성화되고, 궁극적으로 점포 내 은행원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AI뱅커 및 AI챗봇 고도화, AI맞춤형 자금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AI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이전부터 AI 관련 서비스에 공을 들여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가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6일 ‘미래형 디지털혁신점포 인공인간 구축'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인공인간 서비스 기획, 구축 개발 등을 골자로 한다. 인공 인간 AI컨시어지 5대를 디지털혁신점포에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점포로는 GS리테일과 협약을 맺은 GS리테일 미래형 편의점 혹은 화상상담 시스템이 적용된 ’디지택트 브랜치‘가 언급된다. 관련 예산만 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최근 행원들 중 ‘AI뱅커’ 모델을 선발하기도 했다.


은행은 별개로 삼성전자와 인공인간 ‘네온(NEON’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양사는 네온을 대고객 컨시어지(안내 서비스), 금융 상담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AI 챗봇 ‘오로라(Orora)’를 운영중이다. 오로라는 고객 개인의 성향 및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딥러닝 영상합성 기술 기반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함께 AI개발을 진행중이다. 이달에는 KT, 한국IBM과 ‘AI랩’을 구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금융언어모델 고도화, 불완전판매 방지 고도화, 모델링 등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AI은행원의 정밀화를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다. 은행은 이미 직원 연수프로그램(AI 교수), 은행 내 방송(AI 아나운서)에 AI뱅커를 적용해 진행하고 있다. AI은행원이 담당하는 금융업무를 확대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부터 서울 여의도 신사옥내에 ‘AI체험존’을 선 봬 눈길을 끌었다. 체험존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AI은행원이 계좌개설, 청약, 예적금, IRP, 대출 등 기본 상담을 해준다. 국민은행은 하반기부터 영업점과 모바일까지 AI은행원 체험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AI은행원은 아니지만 AI알고리즘을 적용한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 하나은행 거래 내용 뿐 아니라 오픈 뱅킹 및 소비 성향 데이터 등 개인 데이터까지 분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내부 빅데이터 조직인 AI빅데이터섹션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알고리즘 기술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AI기술 고도화를 통해 자동화와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줄이고, 고객 편의성을 높여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AI로봇이 기업의 대출 심사여부를 판단하거나, 개인별 투자전략 등 고부가가치 업무까지도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다만 이같은 금융환경의 변화는 일반 은행원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고난도의 업무까지 AI나 로봇이 대체하면 은행원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기계는 정확성과 신속성에 있어서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 실제 신한은행의 오로라의 정답 유사율은 평균 96%이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응답 관련 AI 민원 제기율도 급감할 수 밖에 없다.


은행들은 이미 코로나19 장기화와 비대면 디지털 활성화로 오프라인 점포 축소 및 인력 감축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SC제일 씨티)의 임직원 수는 3월 말 현재 6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244명 감소했다. 코로나가 발생했던 2019년, 2020년에는 그 감소세가 더 빨라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감소폭은 지난해 연간 감소폭과 맞먹는 수준이다.


오프라인 점포도 빠르게 줄고 있다. 3월 말 기준 6개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보다 31개 감소한 3515개로 집계됐다. 신규 인력은 NH농협을 제외하고 지난해부터 공채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디지털 직군 위주의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갈수록 전문성이 있는 인력만을 필요로 하는 등 인력감축은 시대에 따른 변화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디지털금융 시대에 고용안정과 경영효율화의 양립은 은행권이 풀어나가야 할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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