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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나 백신 맞는 20대들 "차라리 수능 다시 보자"


입력 2021.06.06 20:07 수정 2021.06.06 20:22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차라리 수능 보는 게 화이자 백신 접종 더 일찍 하는 방법"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 100일 째인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 후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고3과 수험생을 대상으로 7월 중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백신 접종 순서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20대들이 2022학년도 수능 응시원서를 낼지 고민하고 있다.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해주는 국가를 방문해 백신을 맞고 돌아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고3뿐 아니라 재수생 등 n수생 등에 대한 우선 접종이 시행될 예정이다. 고3 학생은 7월 기말고사가 끝난 뒤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른 수험생의 경우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3분기(7~9월) 접종 계획을 세울 때 정해질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에 올해 수능 원서 접수를 고민하는 20대들이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재학생 장모(21)씨는 6일 "편입시험을 볼까 고민하던 차여서 차라리 수능을 보는 게 일찍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제로 반수를 고민하는 친구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수능비만 내면 백신 맞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수능 안 보는 사람도 수능 원서 접수하면 꼼수로 맞을 수 있지 않으려나" "7월 초 접수 끝나는 9월 수능 모의평가 명단으로 백신 접종 수요 체크한다니 9월 모의평가 접수해보자"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해외로 백신 여행 계획을 세우는 20대도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26)씨는 "친오빠가 미국 유학 중인데 백신도 맞을 겸 다음 달에 부모님과 얼굴 보러 가려고 한다"며 "20대는 빨라도 백신을 가을에나 맞을 수 있을 것 같고, 화이자나 모더나 공급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미국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20대들은 백신 접종을 하려면 가을 이후까지도 기다려야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는 6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에 이어 얀센과 모더나까지 4종류의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됐으나, 혈전 부작용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접종 대상에서 20대는 제외됐다.


방역당국은 3분기(7~9월)가 시작되는 7월부터 고연령 순으로 50대부터 시작해 나머지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일반인은 화이자 5900만회분과 모더나 4000만 회분, 노바백스 등 추가백신 물량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해외로 백신 여행을 떠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법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으나 여러 이유로 해외에서 백신을 맞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접종 계획대로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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