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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회…나경원·이준석, 서로 향한 떨떠름한 표정 못 숨겼다


입력 2021.06.10 05:30 수정 2021.06.10 05:30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전당대회 전 마지막 토론회, 차분한 정책토론 위주

나경원·이준석은 '막말 논란'으로 끝까지 언쟁

주호영 "가시 돋친 설전 보기 불편했다" 평가

홍문표(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10일, 전당대회 전 마지막 토론회를 맞아 차분한 정책 토론을 벌였다. 다만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나경원 후보는 막판까지 설전을 벌이며 서로를 향한 떨떠름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보자들은 이날 KBS 주최 토론회에서 △대선 경선 공정 관리 및 흥행 방안(공통질문) △경력단절 여성, 남녀 임금 격차 등 여성 문제 해결 방안(이상 홍문표 후보자 질문) △사법시험 부활에 대한 입장 △부동산세 완화에 대한 입장(이상 조경태 후보자 질문) 등 다양한 정책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과거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자의 계파 논란, 윤석열 배제론 등이 주요 화두에 올랐던 것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다.


나경원 "언변이 리스크 될 수 있다" VS 이준석 "'억까' 중단해야"


다만 경선 기간 내내 신경전을 벌여온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마지막 토론에서도 날선 '막말'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가 먼저 이 후보를 향해 "이준석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사용한 언어를 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며 "'지라시, 탐욕을 심판한다, 소값을 쳐준다' 이런 발언들이 당 대표 자리에서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언급하며 "언변이 잘못하면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언어 사용에 주의하시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제가 망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장애인 비하라고 하는 것은 나경원 후보가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억지로 비판하는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이런 것을 '억까(억지로 까기)'라고 한다. 억까를 중단하는 게 네거티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이 후보는 자신의 질의시간을 이용해 나 후보에게 재차 "망상이라는 말이 정말 장애인 비하냐"고 물었다. 나 후보는 "망상이라는 단어가 정신장애의 일종인 과대망상을 말씀드린 건데, 그거만 가지고 말씀하시지 말라"며 "제가 막말이라고 한 것은 탐욕을 심판한다, 지라시다, 소값을 쳐준다 이런 발언들이 막말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막말 논란을 왜 자꾸 꺼내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나 후보는 "그런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한 것이다. 당 대표 언어의 무게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에 계실 때 쓰셨던 말을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나경원 리스크다"고 반박했다. 이어 "젠더 논쟁을 경험하면서도 저를 여성혐오자로 낙인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무슨 혐오 발언을 했는지를 물어보면 답이 없다"며 "막말 논란도, 망상이 막말이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나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말라고 했는데, 김종인 전 위원장이 무슨 개입을 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말의 무게가 크신 분이다. 그 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이 정말 대권에 가까이 갔구나 생각했다 "며 "김 전 위원장이 최근 계속해서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건 전당대회에 개입할 수 잇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와 관련 토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사이에 껴서 나경원 이준석 후보의 가시 돋친 설전을 보는 것이 불편했다"며 "마치고 나서 빨리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수조사 해법에 의견 '분분'
"국민권익위원회에 맡길 수 있다" VS "국회 공직자윤리위 활용해야"


홍문표(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후보자들은 최근 민주당을 덮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와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역시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를 맡겨야 하느냐'는 질문에 각자 다른 해답을 내놓았다.


조경태·홍문표 후보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를 맡길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다른 후보들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활용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조 후보는 "공무원들의 사명감을 믿어야 한다"고 했고, 홍 후보도 "국가체계상 감사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게 좋은데 법리상 어렵다면 권익위서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주 후보는 "정상적 절차는 윤리위서 하되 전문성을 가진 외부인사 전부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든지 필요하면 특별법을 통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 후보도 "국회 윤리위가 이런 것을 전담하도록 확대 개편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전문성을 갖춘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국회 윤리위를 이용할 수 있지만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며 "특위를 구성해서 조사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비위 정도에 따라 출당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모든 후보자들은 비위가 발견되면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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