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 연임 도전…"전대 흥행 기대 안 해"
김민석 "후보 여러 명이 좋은 전대인가"
"감동·혁신 없는 전대 자인하는 꼴"
"역사의 오욕 경쟁적으로 행하고 있어"
22대 국회 거야(巨野)의 시작을 만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나란히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전당대회 흥행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들에 대적할 마땅한 후보군이 없기 때문인데, 현 상황이 당 확장성을 떨어뜨리고 민주주의 퇴보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 전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 연임 도전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도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조기 종식을 위해 누구보다 빠르고, 강하고, 선명하게 싸울 것"이라며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눈치만 보지 않겠다. 국민들이 명령한 일을 이뤄내겠다. 정치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천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도 '출사표'를 시사했다. 지난 24일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자유롭게 당의 상황을 판단하고 전당대회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해 일단 대표를 사퇴하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아무래도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연임 의사를 드러냈다. 조국혁신당 전당대회는 오는 20일, 민주당은 오는 8월 18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야권에서는 두 후보의 당대표 출마가 곧 연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이 고심 끝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결심했지만, 이 전 대표가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대세를 흔들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두 후보가 4·10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두며 막강한 당 장악력을 자랑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양성의 기회 마저 실종된 미지근한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는 쓴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목소리가 무색하게도 당사자와 관계자들은 '문제 될 것 없다'는 모습이다. 이날 조 전 대표는 전당대회 흥행 부진 우려에 대해 "소위 '대박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번 목표는 조직 체계를 안정화하고, 지도부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선출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친명계'이자 지난 22대 총선 상황 실장을 맡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지난 1일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후보가 여러 명이라고 해서 과연 좋은 전당대회인가"라며 "일극이냐 다극이냐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뜻을 받드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 연임론에 힘을 실었다.
당내 인사들의 두터운 지지와는 반대로, 두 후보의 연임이 검찰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방탄용'임과 동시에 '민주주의의 실종'이라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최성 새로운미래 대변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대표 개인 일신상의 영달, 더군다나 사법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대표직을 활용한다는 건 민주개혁 진영의 역사에서 치명적인 것"이라며 "자신들의 사법적 불이익을 방탄 정당화하고 1인 정당화 하려는 시도는 민주 진영의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스탠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가 비판을 감수하고 가는 이유는 당보다도 개인·법조·정치 생존적 위기가 절박하기 때문인 것"이라며 "민주 진영의 역사에 있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역사의 오욕으로 남을 수 있는 조치를 경쟁적으로 행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 여론이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연임 찬반이 비등비등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어대명·어대조 흐름은 계속되더라도, 소위 '대박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태도는 감동도, 혁신도 없는 전대를 치르겠다는 말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