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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향한 총소리에 놀랐을 국힘 ‘어둠의 세력’ [정기수 칼럼]


입력 2024.07.15 07:07 수정 2024.07.15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죽이고 싶도록 미워해서 자신과 당, 나라 잘되겠나?

“한동훈은 배신 못하고 윤석열은 韓 못 내쫓아”

원희룡, 지금이라도 과거의 원희룡으로 돌아가라

나경원, 오버 말고 동작구 승리 영광 지키는 쪽으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에서 총격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오며 주먹을 머리 위로 쥐어 보이고 있다(위 사진).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한동훈,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당대표 후보, 장동혁, 박정훈, 함운경, 김재원, 김민전, 김형대, 인요한, 박용찬, 이상규 최고위원 후보, 김은희, 김정식, 진종오, 박상현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이 지난 1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연합뉴스

탕탕탕! 총성과 함께 연단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트럼프 모습이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가을 대선 승리가 확정된 듯한 느끼는 이들이 많다. 역사는 이렇게 진전하거나 퇴보하는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유력 후보 암살 미수 보도를 접한 한국 시청자, 독자 중에 가장 충격을 받은 측은 집권 여당 대표 후보들을 밀거나 밀쳐내고 있는 ‘어둠의 세력’이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힘 전대 조종자들이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내세우지만, 특정 후보를 갑자기 밀어 올리고, 당선 유력 후보를 흠집 내려는 직간접 시도를 선거 초반부터 해왔다.


중립이란 것도, 지난번 김기현 때처럼 ‘역사’(役事)를 만들기가 어렵게 대통령 지지도, 그에 따른 당내 역학 관계가 변해서 그런 거지 그들의 진실한 마음이 아니다.


이들의 가마에 탄 원희룡이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어느 날 갑자기 원희룡이 원희룡이 아닌 정치인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세상의 시험이란 시험은 다 1등을 하다시피 한 그가 이렇게 어리석은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당 대표 선거가 끝난 날 저녁부터 그 자신도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과거의 원희룡’으로 돌아가라.


어떤 후보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사람의 사감(私感)에 올라타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더구나 한동훈은 이재명이 아니지 않는가? 그를 물어 뜯어서 자기 자신과 당, 나라에 무슨 이득이 있을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元은 韓을 저돌적으로 공격했다.


배신 프레임이 그의(또는 그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 조종한) 첫 프레임이었다. 여당 지지자들 공감을 별로 얻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훈이 배신한 게 아니라 잘못하는 윤석열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 조심스럽게, 진언을 한 것이지 않나?


“차별화와 배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자중지란, 당정 충돌로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코너로 몰아 공멸했다. 되풀이해선 안 된다.”

자중지란과 공멸은 자기가 저지르고 있는데, 남 말을 하고 있다. 이러니 지지율이 역전된 것이다. 그는 이제 여론조사에서 나경원에게도 져 3등으로 떨어졌다.


이준석의 정치적 조부(祖父) 김종인이 이준석을 밀어낸 측의 배신론에 대해 실소하며 한마디 했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다음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한동훈은 결코 배신자가 될 수 없다. 윤석열도 한동훈을 내쫓으면 (그를 지켜 줄) 국민의힘이 존속하기 힘들다.”

원희룡은 배신자 공세가 안 먹히자 김건희 문자 파동을 일으켜 2라운드로 들어갔다. 사과는 윤석열의 결재 사항이다. 그녀가 설령(한동훈은 사과 안 하겠다는 뜻으로 읽었지만) 사과하고 싶었다 하더라도 당시 尹은 절대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동훈은 그래서 답을 안 한 것이다. 원희룡과 친윤, 나머지 후보들은 옳다, 잘 됐다고 하면서 한동훈이 사과 의향을 깔아뭉개 총선을 말아먹었다고 악다구니를 썼다.


이것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원희룡은 사천(한동훈 가족 공천), 여론 조성 부대 가동, 김경율 금감위원장 추천 등 의혹 주장을 마구잡이로 쏟아냈다. 연설하는 그의 얼굴이 시뻘겠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 전 위원장 가족을 포함한 측근들의 관여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

그러나 그는 증거를 대지 못해 韓으로부터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정치인이란 말을 사서 들었다. 원희룡은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2등으로 올라선 나경원도 元보다는 부드럽지만, ‘자폭, 자해 전대’에 숟가락 얹기는 별 차이가 없다. 더 이상 오버 말고 그냥 동작구 탈환 영광을 지키는 편이 낫다는, 그녀의 옛 팬들 안타까움이 크다.


나경원은 김기현 때 윤석열 측에게 무차별 난타를 당했던 악몽은 벌써 잊었는지 어느새 가해자 편에 서고 있다.


“한동훈이 대통령 탄핵의 밑밥을 스스로 깔고 있다. 본인 살자고 정권을 위험에 빠뜨린다.”

그러면서 돌연 韓에게 법무부 장관 하면서 이재명 구속하지 못하고 뭐 했느냐고, 광화문 태극기 부대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했다. 가관이다. 판사 출신이면서 판사가 기각해서 못 이룬 피의자 구속을 법무부 장관이 무능해서 못 한 것이라고 윽박지르다니….


종반전에 들어선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은 이 나라 보수 정당의 자산이라 할 남녀 중진 정치인들의 수준만을 보여 주며 막을 내리고 있다.


1차에서 끝나느냐, 결선으로 가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 여론조사대로 승부는 나게 될 것이다. 그 여론이 곧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보수우파 다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동훈에게 윤석열을 배신하라고 지지해 주는 게 아니다. 윤석열을 잘 돕고 잘 고쳐서 잘하게 하고 끝내, 정권 재창출도 해달라는 마음으로 표를 던지고 있다.


윤석열 측이 트럼프 총소리에 놀랐다면, ‘죽이고 싶도록 미운’ 증오심은 이제 버리고 선거 이후를 준비하는 게 좋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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