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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부진에 사라진 ‘선학개미’…열기 식은 비상장 투자


입력 2024.09.04 13:00 수정 2024.09.04 14:41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거래량 상위 10종목, 고점 대비 평균 하락률 47%

하반기 새내기주 ‘공모가 하회’ 성적에 투심 냉각

증시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장내·장외시장 흔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자 이른바 ‘예비 새내기주’로 불리는 비상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되고 있다. 공모가를 밑도는 새내기주들이 속출하면서 비상장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선학개미들의 움직임도 약화되는 양상이다.


4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전일(3일) 종가 기준으로 두나무·케이뱅크 등 거래량 상위 10종목의 주가는 상반기 기록한 고점 대비 평균 47%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올해 고점을 기록한 후 일제히 우하향세를 그리는 실정이다.


비상장 주식 투자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지닌 이른바 ‘떡잎 기업’을 발굴해 남들보다 빠르게 매수하고 해당 유망기업이 성장한 뒤 차익을 실현하는 게 특징이다. IPO를 예고한 유망 기업의 경우, 비상장 상태일 때 투자함으로써 치열한 공모주 물량 쟁탈전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부진한 성과에 IPO를 추진 중인 비상장사들의 주가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16개사 중 11개사(68.8%)가 공모가를 하회하며 내림세를 지속하는 등 잔혹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새내기주들이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음에도 투자 열기는 상반되게 나타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비상장 주식이 ‘예비 공모주’로 분류되는 만큼 현 IPO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다수다. 특히 거래량 상위 10종목 중 IPO를 추진 중인 비상장사들도 예외없이 약세를 띄고 있다.


하반기 대어로 주목받는 케이뱅크의 전일 종가는 고점 대비 42.5%(2만2620→1만3000원) 떨어진 상태다. 이 외 엠디바이스(2만→7750원·61.3%)와 인투셀(2만5000→1만7500원·30%)도 모두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들 종목의 평균 하락률은 45%로 선학개미들의 관심이 떨어진 영향도 작용한 결과다. 올 상반기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심이 뜨겁게 달아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대비되는 상황이다.


남은 하반기 글로벌 최대 이슈인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선학개미들의 부담을 높였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증시들은 모두 큰 변동 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장내 시장은 물론 장외 시장도 불안정한 양상을 보일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비상장 주식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이번 조정 국면을 빌미로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상장 주식이 사적 거래 영역인 탓에 투자자 보호에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외 시장은 장내보다 가격 변동폭이 큰 편이기에 증시 입성한 새내기 주들의 급락세에 더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향후 성장성과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현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적재적소에 투자하려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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