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금 상황 걱정될 일 많아"
김종인 "시간 흘러가 해결될 수밖에"
정치 원로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정국현안 대해 폭넓게 의견 청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을 만나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이재명 대표는 12일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김 이사장과 만나 식사와 면담을 겸한 저녁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22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이마가 깨졌는데, 응급실 22곳에서 거부당했다는 경험담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이 대표가 응급실 뺑뺑이로 고충을 겪었다고 밝힌 김 이사장에게 안부 연락을 하면서 성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김 이사장에 "뵈러 온다니까 언론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다. 인기가 여전하신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김 이사장의 이마 부상에 대해 "그때 많이 찢어지셨다고 들었는데 건강은 괜찮으시냐"라고 물었다.
또 이 대표가 "걱정될 일이 많지 않느냐"고 하자, 김 이사장은 "지금 상황을 보면 걱정될 일이 많은데 억지로 해결할 수는 없고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김 이사장은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다"면서 "순리에 맞게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최근 정국 최대 현안인 의료대란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후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또한 김 이사장은 경제민주화를 강조해 왔고, 이재명 대표가 최근 연임을 하며 먹사니즘(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슬로건)을 내세웠던 점에 비춰 두 사람이 민생과 경제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여야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번갈아 지낸 정치 원로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비대위 대표를 맡아 총선 승리를 견인했으며, 2020년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직후에는 통합당의 비대위 대표로 승선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는 등 당 재건을 이끌었다.
이 대표는 전날엔 '중도·보수 원로'로도 꼽히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도 당대표 당선 인사를 겸한 오찬을 함께했다. 이 교수는 중앙대 법학과를 나온 이 대표의 대학 은사이자, 지난 2022년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의 멘토 역할을 했다.이 교수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국회에는 20대 때 비례대표 의원으로 등원한 바 있다.
두 사람은 1시간가량 오찬을 했으며, 이 자리 역시 이 대표가 먼저 요청한 것으로 배석자 없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이 교수에 이어 이날 김종인 이사장을 만나 정국 현안에 관한 조언을 청취한 행보를 두고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8·1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맞붙었던 김두관 전 의원과도 추석 전후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