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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금투세 토론회는 역할극" 이강일 문자에 사과·해명 지시


입력 2024.09.23 15:39 수정 2024.09.23 18:08        김은지, 영광(전남) = 김찬주 기자 (kimeunji@dailian.co.kr)

李, 24일 찬성 토론자 나서는 가운데

조승래 "취지에 오해 불러일으킬 내용"

국민의힘 "폐지팀 없다"는 지적 속에

민주당은 시행·유예 놓고 논쟁 지속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강일 의원의 일명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토론은 역할극' 언급 파문이 확산되자 이 의원에게 사과와 해명을 지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전남 영광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강일 의원의 금투세 토론회 관련 '역할극에 불과하다'는 문자에 대해선, 이 내용은 토론회 취지와 사실에 대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라고 비공개 최고위에서 얘기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원의 문자는 금투세 토론회의 취지와 사실에 대한 부적절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이 오는 24일 금투세 시행 토론회를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의 항의 문자에 "이번 토론은 디베이트 토론으로 역할극의 일부"라고 답변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금투세와 관련해 표면상 당내에서는 유예와 시행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지도부에선 공개적으로 유예 주장이 분출되고 있다. 지도부의 기류만 놓고보면 유예론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역할극 논란이 발생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할지를 놓고 공개 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팀'과 '시행팀'이 나뉘어 쟁점 토론을 하고, 공개 토론을 통해 취합된 의견은 정책의원총회를 거치게 된다.


김현정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유예팀'은 △이소영 의원 △이연희 의원 △김병욱 전 의원 △박선원 의원 총 5명으로 구성됐다. 김영환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시행팀'은 △김성환 의원 △이강일 의원 △김남근 의원 △임광현 의원이다. 파장을 촉발한 당사자인 이강일 의원은 '시행팀'으로 토론에 참여한다.


직접 토론에 나서는 의원은 유예팀(김현정·이소영·이연희) vs 시행팀(김영환·김성환·이강일)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토론회 전날인 이날도 각자 유예·시행 주장을 펼쳤다. 유예팀 토론자인 이연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리한 조세정책으로 왕조가 무너지거나 정권이 바뀌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대처수상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한 것도 조세의 저항"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 금투세 논란이나 지난 종부세(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있어 단 1%의 국민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조세정책이 왜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는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이날 금투세 유예팀의 일원이자 토론배틀 주자로 나서는 이소영 의원, 시행팀에 소속돼 토론 준비를 한 임광현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각각 유예와 시행 의견을 내세웠다.


이소영 의원은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단순히 시기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애초에 도입 자체가 수용성이 너무 떨어지는 구조로 도입됐다"며 "이번에 여러 가지 상황적인 이유 때문에 시기를 미룬다고 한다면 지금 있는 내용, 법 그대로 부칙만 조정해서 시행 시기를 미루는 것보다는 주식시장의 세제 자체를 다시 섬세하게 재설계하는 게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임광현 의원은 "어쨌든 이 금투세를 시행을 하면 주식시장이 폭락할 것이라는 것은 과도한 공포"라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외국 사례하고 데이터를 분석을 했는데 금투세를 시행한 일본·독일·인도·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 등 모든 나라가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가 떨어진 사례로 대만을 많이 언급하는데 대만은 금투세보다는 금융실명제 이슈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는 금융실명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나라"라면서 "특히 우리나라도 금투세법 국회 통과 이후에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을 찍은 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같은 경우는 벌써 100년 전에 실시를 했고 영국 같은 경우에는 60년 전에 실시를 했고 일본은 35년 전에 실시를 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이 나라들의 100년 전, 60년 전, 35년 전보다 못하냐,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권은 이강일 의원의 문자 파문과 관련해 민주당이 대국민 사기극에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지금의 상황을 이재명 대표의 말을 빌려 말한다면 '금투세 토론한다고 했더니, 진짜 토론하는 줄 알더라'인가 보다"라며 "민주당의 국민 기만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초래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1400만 투자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금투세 폐지'를 포함해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민주당의 선택지에 '금투세 폐지'는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꼬집었다. 한동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강일 의원이 '이번 토론은 역할극'이라고 실토했다. 이런 역할극을 왜 봐야 하느냐. 이미 무엇이 옳은지는 다 알고 있지 않느냐"라며 "역할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금투세 폐지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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