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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빚다 민심 잃고 '진땀'…민주당의 힘빠진 '금투세 시행론'


입력 2024.09.28 08:00 수정 2024.09.28 08:0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당내 "인버스 투자" "역할극 토론회" 실언에

투자자 분노 사다 '후퇴'…'여론 악화' 지속

친명 좌장 정성호 "아예 폐지" 민심 달래기

지도부, 다음주 '시행·유예' 최종 입장정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둔 지난 24일 오전 전남 곡성군 석곡농협 백세미방앗간을 방문해 권향엽 민주당 의원과 백세미 수확 시연을 위해 농기계에 오르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놓고 찬반 의견 조율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의원들의 '실언'(失言)으로 투자자들의 분노만 사는 촌극을 빚었다. 원내 제1당의 '자충수'에 민심이 들끓자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에서 나아가 폐지론을 주장하며 논란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유예에 대한 당론을 이르면 다음주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에 금투세 관련 의원총회를 한번 더 진행한 이후 방향과 결론에 관해 당의 조속한 입장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금투세 정책 관련 당론을 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10·16 재보궐선거 이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란의 토론회' 이후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일부 의원의 실언에 대한 성토가 빗발치자 당론 결정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강일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토론회 시작 직전인 지난 21일 개인 투자자에 항의 문자를 받고 "토론회는 역할극"이라고 답장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빈축을 샀다. 또 토론회 당일인 지난 24일 김영환 민주당 초선 의원은 "(국내 주식이) 우하향 된다고 신념처럼 갖고 있으면 인버스(하락장) 투자하면 되지 않느냐. 선물 풋(옵션)을 잡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해 논란을 재확산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채상병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이 대표는 전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말꼬리 잡히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특정인을 지칭하진 않았으나, 문제의 발언 당사자들을 염두에 둔 주의 지침으로 해석됐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이강일 의원은 토론회 이튿날인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금투세로 내가 유명세를 탔다"고 적었다.


금투세 토론회 직후 민주당 내부에선 금투세 유예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양상이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아예 폐지를 주장했다. 일단 폐지한 후 민주당이 집권해 주식시장을 살린 다음 주가 상승기에 재검토하자는 취지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예론 쪽에 다수의 의견들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금투세 유예와 폐지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친명 핵심 인사들의 주장 이면에는 이 대표의 의중이 담겨 있을 거란 관측에서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성호 의원이 금투세 폐지론을 꺼내 든 것은 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당내 원칙론도 공존한다. 대표적 '시행론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0·16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전남 영광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데일리안과 만나 "금투세를 원칙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더 지체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아울러 '토론회는 역할극' 발언 파문을 일으킨 이강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달을 봐야지 손가락을 쳐다보고 있는 분들과 손가락만 쳐다보게 하는 위선자들이 한국 자본시장의 왜곡을 부추기고 있다"며 "금투세 안 한다고 한국 증시가 뜨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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