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경고' 내려진지 하루만에 결단
이재명 내달 2건 1심 선고 의식한듯
"민주헌정의 최후 보루는 법원…
법관 양심 믿는다"며 거듭 사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중 법관을 폄훼하는 돌발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해 당과 대표에게 큰 누를 끼쳤다"며 정무조정실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가 김우영 의원의 앞선 법관 폄훼 발언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를 내린 지 하루만이다.
김우영 의원은 31일 밤 페이스북에 '법관 출신 주제에 발언에 대한 해명과 당직 사퇴의 변'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헌정의 최후 보루는 법원이고, 법관의 양심을 믿는다"며 "일선의 고된 법정에서 법의 양심에 충실하시는 모든 법관님들께도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는 "나는 28살부터 국회 비서로 일하면서 수많은 공직자를 봐왔지만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같이 거칠고 위협적인 언사를 일삼는 자를 본 적이 없었기에 저런 사람이 법관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잠재적인 의식이 이번 국감 때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XX, 사람 다 죽이네, 죽여, XX' 발언을 듣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어떻게 법관을 지낸 사람이 저런 언행을 할 수 있나 싶어 부지불식간에 '법관 출신 주제에'라는 말이 잘못 튀어나왔던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어쨌거나 나의 실수이고 오로지 부덕의 소치"라며 "깊이 사죄드린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5일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을 향했던 엄중경고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분수령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의 앞선 발언이 법원을 자극할 경우, 향후 이 대표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과방위 국정감사 중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공격하면서, '법관 출신 주제에' '인마' ' 자식' 등의 막말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감 도중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한 직원이 갑자기 쓰러졌고, 주변 사람들이 응급조치를 시도하는 가운데 김태규 직무대행은 "XX, 사람을 죽이네, 죽여"라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김 직무대행이 "사람을 죽인다"고 말했다는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아니 저 자는 글쎄" "뭐야 인마" "이 자식"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이 항의하자 김 의원은 "법관 출신 주제에"라며 전현직 판사들을 싸잡아 비하하는 표현까지 불사했다. 김 직무대행은 사법연수원 28기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부산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