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흘러가면 이재명 2~3심 가는데
이재명 살려주고 민주당 살려 원망스럽다
당과 대통령을 분리할 결기 있는 사람이
비대위원장 맡아야 우리 당이 살아난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6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최고의 엑스맨(X맨)'이라 칭했다. 가만히 시간만 보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결론이 나왔을텐데, 그것을 못 기다리고 뜬금없이 계엄령을 선포해 기회를 엎어버렸다는 이유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오전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만 안했어도 여러 기회가 있었을텐데, 어찌 보면 이재명 대표를 살려주고 또 민주당을 살려준 사람이 누구겠느냐"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도 원망스럽다. 우리 당 입장에서 최고의 엑스맨"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가만히 시간만 흘러가면 (이재명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 나왔는데 2~3심을 거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기다렸으면 얼마든지 우리의 시간이 올 수 있는 기회였는데, 이 기회를 박탈시킨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라며 "국민과 국민의힘을 배신하고 비상계엄을 통해서 보수를 궤멸시키는 단계까지 이르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대통령이지 않느냐"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을 보수 진영의 '엑스맨'으로 본다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손절' 해야 하고, 그렇다면 지금 논의 중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아닌 찬성했던 의원들 사이에서 나와야 한다는 게 조 의원의 제안이다.
조경태 의원은 "지금도 보면 당이 대통령과 분리 작업을 해야 되는데, 옹호하겠다는 느낌을 자꾸 받는다"며 "이래서야 야당에서 비판하고 있는 계엄 옹호 정당이라는 목소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 이런 정당이 과연 희망이 있겠느냐"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다면 (윤 대통령과 당을 과감하게 분리시키겠다는) 그러한 신념과 결기가 있는 사람이 비대위를 맡아야 우리 당이 살아날 수 있다"며 "지금 우리 당 (의원) 108명 중에서 85명이 탄핵에 반대했는데, 그분들은 일단 (비대위원장) 열외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 윤 대통령 탄핵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권 떠먹여주기'라고 보는 것과 관련해, 조 의원은 이 대표도 문제가 아주 많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기회에 국민들께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한꺼번에 싹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그분이 과연 지도자 감이냐"라며 "이번 차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둘 다를 국민들께서 싹 정리해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과가 없는 정치인도 많이 있지 않느냐"라며 "민주당 내에도 보면 훌륭한 정치인들, 앞으로의 지도자 감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자신이 모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 사례를 가리켜 "노 전 대통령도 처음 (대권 도전을) 시작했을 때 보면 지지율이 한 자릿수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대통령까지 오르지 않았느냐"라며 "민주당 내에 보면 김부겸 의원이나 우원식 국회의장, 또 김경수·김동연 지사와 같이 사법 리스크에 얼룩지지 않은 분들이 많이 있다"라는 점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