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애도 메시지'
탄핵안 가결 후 2주만에 공개 입장 발표
지지층 결집·직무 복귀 의지 등 해석
주요 국면 때마다 직접 메시지 낼 듯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직접 메시지를 내면서 '직무 복귀'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전날 오후 6시 38분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지난 14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낸 이후 2주 만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현재 심경과 수사기관의 내란죄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등에 대한 입장을 종종 밝혀왔다.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낸 이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날이기도 했던 만큼,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보수층 결집을 유도하는 동시에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에 대한 직접 수사 권한이 없다며 관련 수사에 전면 불응하고 있다. 결국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는 30일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에게는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한편 윤 대통령의 이번 '애도 메시지 발표'와 관련해 대통령실 참모진은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지난 14일 이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선 대통령실에선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주요 국면 때마다 공개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며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데다가,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에 대한 민심 역풍 조짐 등으로 인해 자신감을 얻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0.4%(매우 지지 21.9%·지지하는 편 8.5%)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8.2%(매우 지지 안 하는 편 62.5%·지지하지 않는 편 5.7%)였다. 직전 조사(9일) 대비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2.9%p 상승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1.9%p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