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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8번 언급한 권성동…'반명' 결집으로 정국 분위기 반전 시도


입력 2025.02.12 00:20 수정 2025.02.12 00:2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야 공세'에 무게

"尹 계엄 선포 전후 국정 혼란 책임은 李에"

李와 민주당을 '헌정질서 파괴자'로 지칭해

민생 추경·개헌 촉구…정국 주도권 확보 시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44회, '이재명' 18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대야(對野) 공세'에 무게가 실렸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계엄 선포의 배경, 계엄 선포 전후의 국정 혼란의 책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쟁 소지 없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를 민생 경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부각하고, 분권형 개헌 카드를 꺼낸 건 민주당의 의회 권력 남용 문제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해 수세에 몰린 탄핵 정국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약 44분간 '민주당'을 44회, '이재명'을 18회 언급했다. '개혁'을 23회, '탄핵'을 21회, '경제'를 16회, '개헌'을 6회 언급하는 등 주요 키워드의 거론 횟수와 비교해보면 연설의 대부분을 이 대표와 민주당 때리기에 할애한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로 인해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형성된 데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걱정이 얼마나 크신지 잘 알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이라는 선택을 한 전적인 배경은 모두 이 대표와 민주당에 있다고 규정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29차례의 탄핵소추, 23차례의 특검법 발의, 38차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유도, 예산안 일방 삭감 및 강행 처리 등을 사례로 나열했다. 이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을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라고 칭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정 혼란의 목적은 오직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이라며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형이 확정되기 이전에 국정을 파국으로 몰아 조기 대선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직을 차지하려는 정치적 모반"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민생도, 경제도 팽개치고 대표 한 사람 방탄을 위해 입법 권력을 휘두르는 개인 숭배 세력, 탄핵·특검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불안 조장 세력, 정치를 끝없는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가는 국민 분열 세력 이것이 바로 민주당의 본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기존의 노선과 정반대되는 정책과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해선 "조기 대선을 겨냥한 위장술"이라고 힐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이 대표는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했고 '주한미군 철수도 각오해야 한다'라고도 했다"며 "2017년 대선 당시에는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 때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사드같이 흉악한 것 말고 보일러를 놔드리겠다'고 조롱했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집권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겠는가. 한미관계는 위기에 빠졌을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는 무너졌을 것이다. 그 대신, 북한에게 목을 매면서 종전 선언이라는 종이 쪼가리 한 장을 구걸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우클릭'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바꾼 말들은 언제든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포퓰리즘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정책과 노선을 수정할 의지가 있다면 노란봉투법과 국회증언감정법부터 폐기하라. 그렇지 못하면 이 대표가 외친 실용주의는 정치적 가면극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자 여당의원들이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권 원내대표는 추경 편성과 개헌 카드를 꺼내며 정국 주도권 확보도 시도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추경 논의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지역화폐와 같은 정쟁의 소지가 있는 추경은 배제하고, 내수 회복, 산업·통상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을 제한할 수 있는 분권형 개헌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면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은 사생결단이 된다"며 "또한 지금처럼 야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 대통령의 실패가 야당 집권의 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사건건 국정운영을 방해하고 파국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했다.


또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기 등 선거법 개정도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22년 9월, 이 대표도 바로 이 자리에서 개헌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개헌을 외면하고 있다"며 "대권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이대로 가면 다음에 누가,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총성 없는 내전이 반복될 뿐"이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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