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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심층탐구 ➂] '김명수 지명·이진숙 탄핵 기각' 김형두 헌법재판관


입력 2025.03.07 02:51 수정 2025.03.07 05:13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기각 의견 4인 중 한 명

'풍부한 재판 경험·해박한 지식·행정 능력' 갖춘 엘리트

취임 년도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 '합헌' 의견 주목

차남 자폐성 장애…사회적 약자와 연대의식 강조

김형두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선고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인용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핵선고 참여가 예상되는 헌법재판관 8인 중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인물이나 중도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김 재판관은 문재인 정권 당시 시행된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중과세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지난 1월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심판에선 기각 의견을 낸 4인(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중 한 명으로 주목 받았다.


1965년 전라북도 정읍시 출생인 김 재판관은 전주 소재인 전주남중과 동암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0년 사법연수원을 제19기로 수료했다.


김 재판관은 풍부한 재판업무 경험과 해박한 법률지식, 사법행정 능력을 모두 갖춘 엘리트 법관이란 평가를 받는데 이는 그의 경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1993년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지법과 대전지법 홍성지원, 대전고법, 수원지법 여주지원, 서울고법 판사 등을 거쳤다. 판사 시절 서울지법 사법정책연구심의관과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심의실 심의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법원행정처 송무제도연구법관 등 여러 사법행정 업무를 맡기도 했으며, 해외연수 대상으로 두 번 선발돼 도쿄대학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객원 연구원 신분으로 도산법을 연구해 여러 편의 논문을 쓰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2006년부터 2년 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한 이후 춘천지법 강릉지원 지원장, 서울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아울러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대법원 사법정보화발전위원회 위원, 서울지법 민사제2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쳤다.


김 재판관은 2009년 서울중앙지원 부장판사 재직 시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맡아 주목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과 변호인의 대립상황을 잘 중재하며 재판을 이끌어 호평을 받았고, 집중적인 심리를 통해 3개월 반만에 재판을 매듭지으며 한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다.


그는 2023년 3월 이선애, 이석태 전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정정미 재판관과 함께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리없이 '적격'으로 채택되며 같은 해 3월 31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취임했다.


김 재판관은 취임년도에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가 합헙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동법 제7조의 이적단체 찬양행위 처벌규정이 위헌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이적행위의 찬양·동조를 처벌하는 규정과 이적표현물의 제작·반포를 처벌하는 규정, 이적표현물의 소지·취득을 처벌하는 규정이 전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작년에는 국가를 상대로 한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의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그는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정부의 구호조치 미흡으로 인해 희생자들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음의 확인을 청구하는 유가족들의 헌법소원 사건에서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12월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 초에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탄핵심판에서 방송통신위원회법 및 방송문화진흥회법 위반에 대해 직무상 법 위반이 없다고 판단해 기각 의견을 냈다. 그는 설령 법률 위반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는 별도의 보충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인간적인 면모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차남이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가족사에 대해 담담한 진술과 함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의식을 내비쳤다.


반면 야당 정치인과 부적절한 접촉을 한 사실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작년 말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과 옆자리에서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대해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이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뇌물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시의원은 "서 의원은 재판 청탁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기 때문에 서 의원과 김 재판관이 탄핵 인용을 조건으로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둔 상황에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출근길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주며 언론 노출이 늘고 있어서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변론기일마다 들고 오는 자료의 양이 많아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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