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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재명 내가 이길 수 있다"…'대구 보수 민심' 만난 안철수가 전한 말은


입력 2025.03.13 06:00 수정 2025.03.13 08:17        데일리안 대구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安, 12일 대구 방문해 '동산병원 방문·당원 간담회·경북대 특강' 실시

정치 이유 찾고, 보수·중도 결집 설파…'페이스메이커 리더십' 소개도

국가 시스템 개혁과 정부 리더십 변혁 강조…'제왕적 대통령제'는 견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생각만 같으면 끌어당겨야 우리는 이길 수 있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청년특강에서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지금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있다.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있다."


12일 오후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당사에서 열린 당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여권 대권 잠룡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결기에 찬 목소리로 꺼내든 발언이다.


이 발언이 등장하기 전까지 안 의원에게 "아직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느냐"거나 "보수층과 당내 기반이 약한데 극복 전략은 있나"라는 질문을 꺼내며 안 의원에게 의심이 섞인 시선을 던졌던 대구 당원들도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듣고는 수긍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안 의원이 꺼내든 주장은 "이젠 우리나라 시스템을 바꿔야 될 때가 왔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사실 5년 왕정제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견제인데도 우리나라 대통령은 5대 권한을 다 갖고 있다"며 "만약 불행하게도 조기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시스템이 바뀔 가능성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 의원은 대구 당원들을 향해 '보수의 결집'뿐 아니라 '중도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그는 "(탄핵 반대) 시위 현장에 가보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꽉꽉 뭉쳐 있다"며 "조금 의견이 다르다 해서 배척하게 되면 오히려 이재명을 대통령을 만들어주는 꼴이 된다. '이재명은 안 된다'는 생각만 같으면 끌어당겨야 우리는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조기 대선은 역대 통틀어 좌우가 가장 강하게 똘똘 뭉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여 중도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수 있는 후보가 결국 이길 수 있다"며 "여권 다른 후보군과 비교해 중도 확장성·도덕성·전문성 등 3가지 강점을 가진 제가 이 대표와 붙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시당을 찾아 시당 관계자들(왼쪽)과 당원들(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이 같은 결집과 확장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의견이 다른 국민들끼리 충돌하고 유혈 사태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여 두렵다"며 "대통령께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고 말하면 국가 어른이자 지도자로서 헌법과 헌정질서를 수호한다는 중요한 의미도 담을 수 있고, 유혈 사태 또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친 안 의원을 향한 대구 민심도 나쁘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원이자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김모(60대·남성)씨는 "안 의원은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선명한 이미지다. 이재명과는 확연히 상반되는 이미지"라고 "이 사람은 나쁜 짓을 할래야 할 수도 없고 오밀조밀하게 나라를 잘 바꿀수도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해서 국가 운영도 잘 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약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모 씨는 "대구 사람들은 뭔가 강하고 임팩트가 있는 지도자를 좋아하는데 안 의원은 그게 없어서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뭔가 하나를 보여준다면 이미지나 여론도 많이 바뀌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이보다 앞서 안 의원은 같은 날 오전 5년 만에 대구 중구에 위치한 동산병원을 찾아 자신이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찾기도 했다. 동산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하던 2020년 당시 안 의원이 의료봉사를 했던 곳이다. 당시 땀에 젖은 의료복을 입은 안 의원의 모습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동산병원에서 안 의원은 "2020년 3월 1일 새벽에 아내하고 차를 타고 출발해 동산병원 앞에 도착했을 때의 그 광경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그 넓은 도로가 텅텅 비어서 차 한 대조차 없었고 6·25에도 닫지 않았던 서문시장이 문을 다 닫은 걸 보면서 재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에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총 20일 정도 의료봉사를 하고 나서 느낀 게 팬데믹이라는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노무현 정부 때 사스가 왔고, 이명박 정부 때 신종플루 왔고, 박근혜 정부 때 메르스가, 문재인 정부 때 코로나19가 오지 않았나"라며 "이걸 고칠 방법 있는데, 고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절박감을 다시 느끼게 됐다. 지금의 선택이 앞으로 10년의 운명을 결정할 또 다른 이유"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대구 중구에 위치한 동산병원을 찾아 정우진 병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병원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이어진 경북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안 의원은 비상계엄과 같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띄운 뒤 "원래 보고를 받는 대통령이 중앙에 있어야 하는데 장군이 중앙에 앉아있고 오바마는 구석에 쭈그려 앉아있다"며 "이게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베를린 마라톤에 나간 적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4시간이 적힌 풍선을, 어떤 사람은 5시간이 적힌 풍선을 달고 뛰기에 물어봤더니 저 풍선을 들고 있는 사람만 따라가면 4시간 또는 5시간 안에 골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답하더라"며 "원래 3시간에 뛸 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을 희생하면서 오히려 자기를 따라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는 이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바로 정부가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를 큰 수레라고 부르지 않나. 20세기엔 정부가 큰 수레를 직접 끌고 가는 일을 했고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가는 리더십이 최고였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21세기, 2025년에 필요한 건 수레를 뒤에서 밀어줘 수레에 타고 있는 국민들이 같이 수레를 타고 갈 수 있게 해주는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지지층에서 지지율 약세를 겪고 있는 안 의원의 이날 행보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경북대에 재학 중인 23학번 남성 임모 씨는 "정치엔 전혀 관심이 없는데 안철수가 온다기에 강연에 왔다. 고등학생일 때 진짜 심각했던 코로나 상황에서 봉사를 왔던 모습을 잘 알고 있다"며 "기업도 잘 운영했고 봉사도 하는데 대통령도 잘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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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m 2025.03.13  09:55
    철수야! 너는 않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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