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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박찬대 등 민주당 의원들은 미친 것일까


입력 2025.03.26 07:07 수정 2025.03.26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나쁜 선례는 더 쉽게 관행화한다

대선 패배로 타오른 집단 복수심

법원은 이재명을 위한 기관 아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신들은 미쳤다.”

대단히 격정적인 질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만 2004년의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소속 193명 의원을 향해 정신과 의사 정혜신 씨가 한 말이었다.


“내가 부서져 버릴 것 같은 느낌, 내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극단적인 존재감의 위협이 현실 검증력을 교란시켜 정신병적 상태를 유발한다. 야 3당의 탄핵안 가결은 그런 자폐적인 구도에서 발생한 착란 증세처럼 보인다.”(한겨레, 2004. 3. 15).

나쁜 선례는 더 쉽게 관행화한다

임팩트가 대단한 표현이었다. “저 사람들 미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때면 어김없이 그 칼럼 제목이 떠오른다. 다수·다중의 말도 안 되는 횡포, 행패에 대한 분풀이로는 제격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혹 그의 말을 인용한다. 다른 더 좋은 표현이 있으면 누구든 좀 가르쳐 주시라.


그 탄핵소추에는 필자도 반대했었다.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날 밤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 4명 가운데 혼자 반대의견을 고집했다. 전략적으로 보자면 3야당 필패의 악수로 여겨졌다. 더욱더 큰 이유는 ‘죽이는 정치’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정치는 살리는 것이지 죽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탄핵소추 표결은 이미 정해진 순서였고, 토론회는 명분 확보용일 뿐이었다.


지금 생각에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정치보복이었다. 국민의 직접 선거를 거쳐 뽑힌 대통령을 반대정당 의원들의 일사불란한 당론투표와 선출되지 않은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의 인용으로 파면한다는 것은 ‘주권재민’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 전체의 이름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나라의 명운을 위협할 만한 중대 과오나 범법행위가 전제돼야 할 것이었다. 취임 1년여를 지났을 뿐인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얼마나 저지를 수 있었겠는가(멀쩡한 민주당을 팽개치고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함으로써 민주적 정당정치의 위기를 조성한 과오는 있었지만).


나쁜 선례는 나쁜 정치를 낳게 마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1년도 안 남긴 시점에 헌재에 의해 ‘파면’을 당했다. 좌파 정당과 정치세력들의 끈질긴 선동선전이 마침내 우파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적 탄핵을 성사시켰다. 내부의 반대자들이 대거 탄핵소추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이는 박 전 대통령 리더십의 실패이기도 했다. 어쨌든 탄핵심판 결정문을 낭독했던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지금도 묻고 싶은 게 있다. 잔여임기를 1년도 안 남긴 대통령을 파면해서 얻은 국가적 이익이 무엇이었는가?

대선 패배로 타오른 집단 복수심

일단 선례가 만들어지고, 그게 이를 주도한 사람이나 세력에 이익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되면 곧바로 습관화·관성화한다. 대의민주정치는 지름길이 아닌 에움길에 가치를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이라고 일갈하던데 그런 사고방식이 권위주의, 전체주의를 부르는 정치의식이다. 대화-설득-타협-합의의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의회정치는 무의미할 뿐 아니라 해악이 된다.


초거대 정당으로 몸집이 부풀어 오른 민주당은 입법을 전횡하기 시작했다. 다수결을 여의봉 삼아 보복적 입법을 일삼았다. 거대 집권당이면서도 대선에서 정치신인에게 패배한 이후 그들의 집단 복수심은 걷잡을 수 없도록 타올랐다. 게다가 다양한 범법 혐의와 온갖 의혹을 달고 다니는 이 대표가 당을 장악한 후엔 그를 ‘아버지’ ‘신의 사제’로 떠받드는 정치종교집단화 양상까지 보였다. 멀쩡한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그처럼 레밍(lemming)을 연상시키는 행태를 보일 수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행한 발언을 통해 “(자신이) 취임하기 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은 선제탄핵을 주장하면서 무려 178회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취임 사흘 만에 탄핵 소추한 것이나, 한덕수 국무총리를 헌재의 탄핵 기각 하루 만에 ‘재탄핵’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오히려 약과라고 하겠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탄핵소추를 발의함으로써 윤 대통령 취임(및 이 대표 취임) 이후 30번의 탄핵소추를 발의하는 진기록을 세웠다(그들은 지속해서 기록을 경신해 왔다). 2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재의 탄핵소추 기각으로 업무에 복귀했음에도 최 전 대행(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집단주의’는 어떤 점에서는 구속이 아니라 해방일 수가 있다. 당 대표의 뜻을 거스르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고통이다. 집단의 의사(당론이나 지도부의 지시)에 따르기로 결심하는 순간 구속감은 사라지고 해방감이 어루만져준다. 집단행동에는 개별행동의 부담이 없어진다. 행동이나 결정의 책임을 집단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재명을 위한 기관 아니다

민주당의 탄핵소추 중독증을 ‘집단 광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아마도 이 대표 및 핵심 측근들의 주도와 여타 의원들의 추종이라는 구조일 것이다. 그 점에서 말하자면 ‘광기의 확산’ ‘광기의 자발적 공유’라 하겠는데, 이게 거듭되면 ‘광기의 관성화’ 현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미 그 관성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을 향해 “당신들은 미쳤다”라고 했던 그 정신과 의사는 민주당의 ‘탄핵 중독증’ ‘집단 광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 전 대통령 이래 지금까지 좌파 정당과 정치세력이 정권 측에 가해온 탄핵 기총소사의 성격은 어떤 것인가? 미친 짓인가 아니면 국회의원들로서의 정당한 헌법적 권한행사인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도 헌법적 권한인데, 어떤 차이가 있는가?


민주당은 30번 발의한 탄핵소추안 가운데 13건을 일방적 표결로 통과시켜 헌재에 넘겼다. 이 가운데 한 대행까지 9명에 대한 탄핵소추가 기각됐다. 인용된 경우는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 이들은 정당과 국회의 이름으로 정치를 파괴하고 있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패배한 앙갚음, 그리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해소와 차기 대통령직 장악을 위해서! 광기 속에 숨긴 이 반역적 계산이 공포스럽다.


마침 오늘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항소심 선고가 예고된 날이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불복 항소했는데 그 결과가 오늘 나온다. 유죄를 피하고자 온갖 잔꾀(김의겸 전 의원 식의 표현으로는 ‘잔기술’)를 부려왔지만 이제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재판을 계속 지연시킨 것만으로도 스스로 유죄임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법망의 그물코를 빠져나가는데 천부적 재주를 가졌다고 해도 이번엔 어렵지 않을까?


설령 법원이 터무니없이 관대한 처분을 한다고 해도 4개의 재판이 더 남아 있다. 빨리 윤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을 잡게 되면 자신을 피고인으로 한 재판 모두를 중지시킬 수 있다고 계산하는 모양이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다. 민주당과는 달리 사법부는 이 대표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들이 두려워할 대상은 이 대표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족>

손오공은 독각귀왕(獨角鬼王: 서유기에 등장하는 외뿔 요괴)의 부추김에 우쭐해져서 제천대성(齊天大聖: 하늘과 같이 큰 성인)이라 자칭하며 옥황상제와 맞먹는다고 거들먹거리다가 부처님에게 걸렸다. 부처님은 손오공더러 자기의 손바닥을 벗어나면 옥황상제 자리를 넘겨주겠다고 했다. 오공이 한 번에 10만 8천리를 날아가는 근두운(觔斗雲)을 타고 달려가는데 앞에 다섯 개의 시뻘건 기둥이 보였다. 오공은 가운데 기둥에다 “제천대성 이곳에 와서 한 번 놀고 가도다”라고 썼다. 그리고 첫째 기둥뿌리에다 오줌을 싸고는 근두운을 타고 돌아와 부처님 손바닥 위에 섰다.


“너는 내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라는 부처님 말씀에 발끈한 손오공이 세상 끝에 가서 표시를 해두고 왔으니 같이 가보자고 우겼다. 부처님이 “멀리 갈 것도 없다. 아래를 내려다봐라”라고 말했다. 부처님 가운데 손가락에 자신이 쓴 글씨가 있었고, 엄지손가락 사이에는 오줌 냄새가 났다. “날아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속담이 이에서 비롯됐다.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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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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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m 2025.03.26  10:36
    구케의원 배지에 다미쳤지 재명이한데 왕 아부하는걸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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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슛돌이 2025.03.26  10:09
    선택적정의인가? 계엄직전 북한이 발작하는 서해5도에서 집중사격훈련 하고 아파치 헬기 2대를 북한 사정권내 고공비행을 지시하고 통신감청 잘되는 일반주파수로 통신하라고 지시한 김용원의 의도는 무엇인가? 국방부 드론2대를 평양에 떨군의도는?권력방탄을 위해 더러운 입놀리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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