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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입력 2021.06.24 13:02 수정 2021.07.02 13:06        데스크 null (desk@dailian.co.kr)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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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오감을 자극해야 한다. 그동안 영화는 시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대중매체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발전을 이루어왔다.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고 TV와 경쟁에서 화면비율을 키웠다. 컴퓨터 기술을 이용한 CG, VFX 등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이미지도 구현해 냈다. 소리 또한 무성영화 시대를 거쳐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사운드 기술과 효과를 동원해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지와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에서 사운드를 없앤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2018년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사운드를 최소화한 스릴러 영화를 선보여 큰 인기를 얻었다. 소리로 공격 대상을 감지해 죽이는 괴물, 영화는 청각적 공포를 확실히 드러낸 작품이다.


1편의 성공에 뒤이어 최근 개봉한 2편은 2021년 첫 1억 달러를 돌파한 북미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고 국내에서도 개봉 1주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공격으로 일상이 사라진 세상, 소리를 내면 죽는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 밖을 나선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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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가족애를 핵심으로 삼는다. 콰이어트 시리즈의 가장 큰 원동력은 괴물보다는 괴물의 습격을 받아들이는 가족에 있다. 부모와 형제간의 오해와 갈등, 자책감과 책임감 등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가족에 대한 애정를 핵심 요소로 하고 있다. 레건(밀레센트 시몬스 분)은 아빠 리(존 크레시킨스 분)가 자신보다 동생을 더 좋아한다고 생각해 가족들과 갈등을 빚고 자신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아빠는 레건을 위해 보청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 자신을 희생해 가며 가족을 지킨다. 영화는 지금의 펜데믹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욱 더 가족의 소중함을 관객들로 하여금 느낄 수 있게 한다.


집 밖에서 활동과 자립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1편이 집안 밀폐된 공간에서 공포를 다뤘다면 2편은 집 밖이 주된 공간이다. 주인공들은 괴물들을 피해 달리고 도망친다. 코로나 사태로 집안에서 지내는 관객들에게 집 밖에서의 활동은 신선한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속편에서는 레건의 성장과 자립도 다루고 있다. 레건은 스스로가 가족을 지켜야 할 만큼 성장했다. 이런 모습에서 관객들은 기성세대에 자신의 안위를 맡기기보다 스스로가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주인공 형제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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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의 소통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소리가 사라진 곳에서 가족이 함께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음성을 통한 대화는 어려웠지만 청각장애를 지닌 자녀들과 수화를 통한 소통과 대화는 할 수 있었다. 집 밖을 나온 가족들은 리의 친구인 에멧(킬리언 머피 분)의 도움으로 은신처를 제공받고 생존한다. 결국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소통과 이웃과의 연대가 중요함을 영화는 말한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지속되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외부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일상의 작은 소음만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영리한 사운드 디자인과 러닝 타임 내내 오감을 자극하는 강렬한 연출로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또한 집 밖에서 벌어지는 가족들의 사투가 외부활동에 대한 욕구를 대리 만족시켜 주기도 한다. 영화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집꼭 스트레스도 풀어줄 수 있는 올 여름 스릴러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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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 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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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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