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현행 당헌·당규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 결론
宋 "찬성·반대 주장, 모두 일리…원칙대로 할 수밖에"
내주 예비후보 등록·7월 초중순 컷오프·본경선 9월초
'경선 연기파' 이낙연·정세균, 반발…"독단적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대선 후보 경선 일정 연기 논란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당 지도부가 경선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이라는 현행 당헌·당규를 따르기로 최종 결정하면서다. 최근 '9월 말 10월 초 대선 후보 선출'이라는 절충안도 거론됐지만, 당 지도부가 '원칙론'을 따르면서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이 확고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다만 경선 연기를 주장했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이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기 찬성파(반이재명계)'와 '연기 반대파(이재명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현행 당헌 규정 원칙에 따라 제20대 대선 경선 일정을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사무총장을 통해 각 (대선) 주자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저는 상임고문단님 6분의 의견을 청취했다. 민병덕 조직부총장이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의견도 수렴했다"며 "지도부는 하나로 가야된다는 합의하에 이견이 있는 최고위원들께서도 양해를 해 주셨고, 같이 힘을 하나로 모아서 이렇게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취재진과 만나 "경선 연기를 주장하시는 분이나 원칙대로 하자는 분이나 모두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충정에서 기초했다고 생각한다"며 "둘 중 어떤 것이 '100%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없는 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이런 경우에는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특히 '원칙론'을 고수한 배경에 상임고문단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전날 경선 일정과 관련해 이해당자사인 이낙연·정세균·추미애 고문과 건강 상 통화가 어려운 이용희 고문을 제외한 이해찬·문희상·김원기·임채정·오충일·이용득 등 6명의 고문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고 했다.
송 대표는 "6분의 상임고문단 대부분이 원칙대로 가야한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장 중심적인 분이 당헌·당규를 통과시킨 이해찬 전 대표인데, '이런 일이 발생할 줄 알고, 논쟁이 없도록 1년 전에 미리 특별당규를 만든 것이다. (현행 180일 전 후보 선출 규정을 만들었을) 당시에는 이재명 후보가 존재감이 별로 없었다. 이낙연 후보가 대세론인 상황에서 각 후보 캠프의 회람을 거쳐 만든 안이다. 원칙대로 가는 게 맞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또 "어제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화상으로 토론회를 가졌는데 10대 1 규모로 '원칙대로 가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던 최고위원들도 '표결의 문제가 아니고, 대표 중심으로 당이 하나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줬다"며 "다음주 초부터 경선 일정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기간을 약 75일로 잡고 내주 예비후보 등록을 받은 뒤 7월 초중순까지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르기로 했다. 본경선은 9월 5일까지 마무리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9월 10일까지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한편 경선 일정 연기를 주장해 온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캠프는 향후 대응 논의 후 이날 오후 입장을 낸다는 방침이다. 당초 추진해왔던 당무위원회 소집 요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당헌 제24조 등에 따르면 '재적 위원(78명) 3분의 1이상의 요구'로 당무위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고, 특별당규 21조는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을 위한 선거일은 당헌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 당 지도부가 내린 결정은 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이고도 독단적 결정이다.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이 지켜온 민주주의 전통을 스스로 허무는 나쁜 선례임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