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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갯벌 “연간 승용차 11만대 배출가스 흡수해”


입력 2021.07.06 12:59 수정 2021.07.06 10:59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서울대 연구팀,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기능 규명

갯벌의 탄소흡수 과학적 입증은 처음, 학술지 게재

해수부 “연안습지의 블루카본 산정역량을 인정받아”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과 기능이 세계 최초로 규명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4년 간 지원한 연구개발 결과로, 해수부 해양환경공단은 갯벌의 블루카본 흡수량 및 범위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17년도부터 ‘블루카본 정보시스템 구축 및 평가관리기술 개발연구’를 주관해왔다.


연구 결과, 국내 갯벌이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것으로,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수준의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을 의미한다.


순천만 갯벌 ⓒ해수부

해양수산부는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국가 차원에서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 및 기능을 규명하고, 그 연구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 4년간(2017~2020년) 전국 연안의 약 20개 갯벌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대상으로 총유기탄소량과 유기탄소 침적률을 조사한 후,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활용한 원격탐사 기법을 통해 전국 단위의 연안습지 내 블루카본(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과 온실가스 흡수량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연안습지 중 블루카본으로 주목받지 못한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 잠재량을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조사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단위에서 해초류, 염습지, 맹그로브(열대해안의 식물 군락)를 대상으로 연안습지가 보유한 블루카본 잠재량 및 연간 온실가스 흡수량을 보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과 호주뿐이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세계 학계에서 갯벌을 포함한 연안습지의 블루카본 산정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과 향후 관련 연구의 국제적인 관심과 활성화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 지역별 갯벌 내 유기탄소 저장량 및 연간 유기탄소 침적률 ⓒ해수부

해수부에 따르면, 2013년에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습지분야의 온실가스 산정지침 작성을 주도한 캐나다 맥길대학의 게일 쉬무라 교수 등 국제 학계에서도 그간 갯벌 블루카본에 대한 선도적 연구에 대해 큰 관심과 기대감을 가져왔다.


연구를 주관한 김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의 일환으로써 우리나라가 갯벌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갯벌 블루카본이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송상근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이번 연구는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한국 갯벌이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갯벌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 한국 과학계가 국제 갯벌 블루카본 연구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해양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갯벌·염습지 등에서 지속적으로 갯벌복원사업을 추진하고, 2022년부터는 갯벌에 염생식물을 조성하는 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 갯벌 블루카본의 잠재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자문·심사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이 한국의 갯벌에 대해 ‘반려’를 권고하면서 세계유산 등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남 신안 갯벌을 제외하고는 유산 범위가 좁고,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핵심지역을 포함하지 못했으며, 완충지역이 불충분하다는 사항 등을 이유로 들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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