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의 한 18세 소녀가 어릴 적 자신을 학대하고 성폭행한 50대 남성을 직접 총으로 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두라스 채널6, 라트리뷰나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18세 소녀 리스비 알렌 바달레스는 51세 남성 마틴 아도나이 카르바할 사빌론을 요로 올란치토의 한 모텔에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소녀 바달레스는 샤빌론이 충분한 죗값을 치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살해를 저질렀다.
호텔 직원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6시 차량 한 대가 모텔 앞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린 바달레스와 사빌론이 빈 방을 요청했다. 이후 두 사람은 방으로 들어갔고 2시간 뒤 몇 차례 총성이 울렸다.
소리에 놀란 직원이 이들의 방으로 들어가자 사빌론은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사빌론은 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총기가 발견됐지만,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호텔 인근에서 바달레스를 체포해 불법 총기 소지,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바달레스가 어릴 적 사빌론에게 학대와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신고했지만, 사빌론에 대한 처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 심지어 사빌론은 바달레스가 유혹할 때도 자신이 성폭행했던 소녀라는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현지에서는 소녀의 처벌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바달레스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이며 소녀의 행동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현지 여성단체 '레드 레즈비카 카트라차스'(Red Lesbica Cattrachas)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강간범을 쏜 소녀를 향한 불의가 저질러지고 있다"며 규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기가 어떻든 살인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고 이는 범죄다"라며 "소녀의 주장이 사실인지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