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부터 요기요·인터파크·한샘까지 매물로
인수합병 열풍에 지각변동 불가피…"성공전략 수립 관건"
디지털 전환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유통업계에도 대규모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채널의 무게추가 급격히 옮겨가면서 새판짜기가 본격화 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혁신을 꾀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퍼지면서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뜨겁다. 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맞이하면서 유통업계가 M&A 중심에 섰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성장한 이커머스, 배달앱은 물론 가구·인테리어 업체까지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합병의 큰 장이 열렸다.
올 상반기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곳은 이베이코리아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지난 1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공식화했으며, 지난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미국 이베이로부터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됐다.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4조원)과 이베이코리아(20조원)의 거래액을 합치면 24조원, 여기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출까지 더하면 연간 거래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선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정보기술(IT) 역량과 플랫폼 영향력 등을 활용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도 M&A 매물로 나왔다.
인터파크는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임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8.41%다.
1996년 7월 국내 첫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파크는 공연 티켓 예매와 여행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입으며 실적이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보다 7.1% 줄었고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인터파크가 공연과 여행업에 특화돼 있는 만큼 네이버, 카카오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배달앱 시장 역시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태다.
현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GS리테일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 3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요기요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기요의 매각 기한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당초 매각 시한인 내달 2일에서 최대 5개월의 시간을 벌게 됐다.
요기요는 DH가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후 올해 초 매물로 등장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무기로 점유율을 크게 높이자 인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인기가 식었다.
업계에서는 당초 2조원으로 추산됐던 요기요의 몸값이 5000억~7000억원까지 떨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테리어 업체 1위 한샘 역시 최근 대형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30.21%다.
조 명예회장의 직계자손 중 경영권을 이을 후계자가 없어 매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샘의 매출액은 2조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영업이익은 66.8% 증가한 93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M&A에 나선 각 업체들이 올 하반기 전열을 가다듬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격돌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며 “M&A에 성공을 했더라도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며 “어떤 경쟁력으로 승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굵직굵직한 빅딜이 잇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M&A 폭풍②] “지금이 적기”…식품·외식업계, 인수합병 러시>에서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