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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지상파 3사 올림픽 방송 중간 성적, MBC ‘참사’·KBS ‘안정’·SBS ‘화려’


입력 2021.08.02 14:29 수정 2021.08.02 14:3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MBC, 각종 논란에 비난 받아

ⓒMBC

2020 도쿄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았다. 치열한 중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지상파 3사도 중간 성적표를 받았다. 시청자들은 방송 사고가 잇따른 MBC에는 비난을, 안정적인 중계로 신뢰를 준 KBS에는 호평을 보내는 분위기다.


먼저 MBC는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논란과 사과를 반복하고 있다. 개막식 중계에서는 부적절한 사진을 삽입해 논란을 빚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 입장 화면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넣고,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아이티 선수단에 대해서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과 함께 시위 사진을 삽입해 큰 비난을 받았다. 외신들을 통해서도 보도되며 국격을 훼손했다는 지적까지 받아야 했다.


MBC 박성제 사장이 나서 직접 사과를 했으나 논란을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한국과 이스라엘 야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경기가 끝나기 전에 ‘경기 종료’라는 자막을 쓰는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 1일에는 MBC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가 한일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을 확정한 배구선수 김연경과의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내용을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축구, 야구 졌고 배구만 이겼는데?”라는 질문이 자막 후 김연경이 “더 뿌듯하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실제 질문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렸는데, 어떠한가?”라는 질문이었다. 실제로 하지 않은 질문을 자막으로 삽입해 축구, 야구 대표팀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엠빅뉴스는 영상의 댓글란을 통해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의 경기 직후 인터뷰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과정에서 기자의 질문을 축약해서 정리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인터뷰 영상을 내렸고 김연경 선수의 믹스트존 인터뷰 풀기자단의 질문과 답이 들어간 전체 원본 영상을 올린다”고 해명하며 영상 내용을 수정했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시청자들은 ‘MBC의 중계권을 박탈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비난을 하고 있다.


ⓒKBS

KBS는 개막식 때부터 안정감을 보여줬다. 해설위원으로 나선 송승환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과 이재후 아나운서가 각 프로그램에 담긴 의미와 메시지를 디테일하게 설명하며 지상파 3사 중 가장 전문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률 또한 우위였다.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8.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박찬호와 조원희, 기보배, 한유미, 여홍철 등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 자리를 차지했던 선수 출신 중계진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해설위원으로는 신예인 조원희는 에너지 넘치는 입담을 보여줬다면, 박찬호와 여홍철은 베테랑다운 노련한 해설로 안정감을 줬다. 여홍철은 지난 1일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에서 여서정이 동메달을 차지하는 순간을 함께하며 감동을 더했다.


이날 체조 경기의 시청률은 16.2%로, 이는 지상파 3사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체조 경기 외에도 지난달 31일 야구, 축구, 육상, 다이빙 등 주요 종목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각종 비하, 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MBC와 달리, 양궁 여자 개인 32강 경기를 중계하며 강승화 아나운서의 개념 중계가 칭찬을 받기도 했다. 강 아나운서는 장민희 선수에 대한 ‘승부를 즐기고 승리를 기다리는 여궁사’라는 자막을 읽으면서 ‘여궁사’가 아닌 ‘궁사’라고 정정해 발언하는 모습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재미를 위한 무리한 발언들보다는 비교적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공영 방송 다운 무게감을 지켰다는 평가다.


ⓒSBS

SBS는 입담 좋은 중계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한 바 있는 최용수는 각종 어록을 남기며 중계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했다.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B조 온두라스와의 3차전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에게 “상대 슈팅할 때 서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나 살면서 공 맞아서 죽었다는 선수 들어본 적이 없다. 상대가 슛을 쏠 때 한두 발짝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박지수를 향해서는 “머리를 너무 짧게 깎은 것 아니냐”며 “나 때는 머리 저렇게 짧게 안 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역 선수로서 중계에 나서게 된 정유인은 "예선 경기에서 황선우 선수가 너무 빨라 중계(해설)할 시간이 없었을 정도"라고 너스레를 떠는 등 유연한 중계로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스타 선수들을 해설진으로 내세워 이목을 끌고 있다. 배드민턴 이용대, 야구 이승엽, 골프 이보미, 탁구 현정화 등이 활약 중이다.


양궁 경기에서는 박성현, 박경모 부부가 해설에 나서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양궁 경기에서는 시청률 1위를 꽉 잡았다.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 이어 여자 개인전 금메달의 순간까지 지상파 3사 중 1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지상파 3사 모두 이제는 지양 해야 할 혐오, 비하, 차별적 표현들로 지적을 받으며 숙제를 안게 됐다. KBS 중계진이 한국 여자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과 룩셈부르크의 니시아리안의 경기 당시 니시아리안에 “숨은 동네 고수 같다”, “여우처럼 경기하고 있다” 등의 표현해 비판받았으며, ‘태극낭자’라는 표현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각종 논란을 빚은 MBC 외에도 한층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겹치기 중계’로 인한 시청권 침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컸다. 큰 규모의 스포츠 대회 때마다 반복돼 온 문제다. 이번에는 한일전으로 관심이 높았던 여자 배구 경기를 비롯해 세계 랭킹 38위인 한국 대표팀 허광희가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드라마를 쓴 배드민턴 남자 단식 A조 2차전 등, 명경기들을 겹치기 중계로 인해 놓치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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