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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진 국민의힘 배터리…국민의당 합당 시한선 임박


입력 2021.08.03 00:05 수정 2021.08.02 23:1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실무 작업 고려할 때 마지막 시기

이준석, 안철수에 거듭 회동 촉구

安 "필요한 것은 '플러스 통합'"

李 "뜬구름 같은 이야기 말고 제발 만나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해 이 대표와 함께 회의장 배경막에 있는 '로딩중' 그래프에 배터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유력 주자들이 줄줄이 '제1야당' 국민의힘에 합류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어떤 결론이든 마무리 지어야 할 시한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8월 중순이 마지노선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장외 공방을 지속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을 향해 적극적인 협상 참여를 당부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플러스 통합'을 강조하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탓이다.


좀처럼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는 협상 진행 상황 속에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이 연출됐다.


안철수 대표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외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전격 입당을 결정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을 기념하는 의미로 회의실 백드롭에 걸려 있던 로딩 중인 배터리 그림에 남아있는 빈칸을 채워 넣은 것이다.


당초 해당 백드롭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함께 회의실에 설치된 바 있다. 건전지 모양의 픽토그램을 '로딩 중...'이라는 글자와 함께 새겨 넣었다.


처음 설치됐을 당시 배터리에 남은 빈칸은 세 칸이었지만 윤 전 총장·이준석 대표의 치맥 회동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며 한 칸을 채워넣었고, 이날 윤 전 총장과 장 전 의원의 입당이 확정되자 나머지 두칸을 채웠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더 이상 빈칸을 남겨두지 않고 배터리 그림을 다 채운 것을 두고 '8월 대선 경선 버스'에 탈 가능성이 있는 모든 주자가 탑승 채비를 완료했다는 뜻을 상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단 이 대표는 이후 이 같은 주변의 시선을 고려한 듯 "혹시 오해하는 분이 있을까 봐 말하면 국민의당 합당 절차가 끝나면 배터리를 길게 합치는 모양으로 할 것"이라 말했다. 개별 주자의 입당과 공당끼리의 결합은 엄연히 다른 개념인 만큼, 별도의 자원으로 고려하고 충분한 예우를 갖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도 안철수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양당 합당 실무협상단의 논의가 성과 없이 종료되자 이 대표는 당대표 간 '톱다운 방식'의 만남을 통해 꼬여 있는 매듭을 풀자는 제안을 안 대표에게 던져놓은 상황이다.


그는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면서 또한 마지노선"이라며 "제가 안철수 대표를 당선 이후 처음 예방한 자리에서 '전쟁과도 같은 합당'이 될까 우려했는데, 국민의당의 빠른 합당 결의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이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내린 지상과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이것을 거스르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는 30~31일 이틀 동안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경선 버스가 출발하는 만큼, 통상적으로 2~3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실무작업 기간을 고려할 때 물리적인 시한선이 코 앞에 다가왔다는 분석이 이 대표 발언의 배경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협상 진척에 명확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안 대표가 여전히 당대표 간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안 대표는 청와대 앞을 찾아 '드루킹 사건' 관련 1인 시위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 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야권보다 높다. 야권은 위기 상황이고, 이대로 가면 정권 교체는 불가능"이라며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제1야당과 제2야당의 지지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플러스 통합'"이라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는 안 대표를 향한 피로감이 쌓여가는 모습이다. 당초 합당 과정에서 지분 요구를 하지 않겠다던 안 대표가 돌연 당명 변경·주요 당직 임명·경선룰 변경 등 수많은 조건을 요구해 논란을 빚은 것을 겨냥해 "차기 대선을 노리고 일부러 합당 논의를 지연·무산시키려 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안 대표의 '플러스 통합' 발언을 두고 "이제 양당간 통합을 마이너스 통합이라고 저주까지 하는가, 이건 본인이 제안하셨던 통합"이라며 "당명을 바꾸면 플러스 통합이고 안바꾸면 마이너스 통합인가, 플러스 통합의 실체가 명확하면 제가 통합과정에서 경청할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 말고 저는 제발 진지하게 만나서 실질적인 합당관련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양당 모두 '합당의 필요성'의 기본적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극적 타결'의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과, 이대로 무산될 확률이 크다는 부정론이 혼재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큰 틀에서 합의가 된 상황에서 몇 가지 세부적인 것이 합의가 안돼 늘어지고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지금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시작해도 시한선에 맞출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당 대표의 통 큰 결단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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