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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대전 개막③] 배달 이어 퀵커머스까지 전장 넓히는 쿠팡


입력 2021.08.05 07:04 수정 2021.08.04 17:16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美 상장 이후 3개월 만에 물류센터에 1조 통큰 투자

쿠팡이츠 마트 이어 일본·대만에서도 퀵커머스 시범운영

수익 다변화 차원…각종 악재에 추락한 신뢰회복 관건

쿠팡 본사 전경.ⓒ쿠팡

로켓배송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 대표주자로 올라선 쿠팡이 신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벌이고 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태세를 갖추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자 사망, 물류센터 화재, 갑질 사건 등 연이어 터진 악재를 반면교사 삼아 직원 교육과 안전 등에 대한 투자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류센터 건립부터 렌털·쿠팡이츠마트까지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약 5조원에 달하는 넉넉한 실탄으로 국내 대규모 물류 시설과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주, 창원, 김해, 청주, 부산 등에 총 1조원을 투입해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물류센터 건물의 연면적을 합치면 70만㎡ 이상으로 축구장 100개와 맞먹는 규모다. 예상 고용 창출 인원은 1만1000명에 달한다.


쿠팡은 현재까지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 및 배송센터에 투자를 해왔다. 각 지역의 물류센터 건립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은 작년 한 해에만 약 2만5000개 일자리 직접 창출 효과를 냈으며,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로 고용할 방침이다.


지역 거점으로 활용할 중소 거점(캠프) 물류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지난달 계룡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과 중남부 권역에 물류 중소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본업인 이커머스 사업 외에 다양한 신사업도 벌이고 있다. 전자결제 쿠팡페이와 음식 배달업 쿠팡이츠,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사업 쿠팡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 4월에는 정관 사업 목적에 ‘개인 및 가정용품 임대업’을 추가하며 렌탈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현상에 따른 가전 렌털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 전략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소모성 자재구매 대행(MRO)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쿠팡은 지난달 2일 ‘쿠팡비즈’를 출원 신청하면서 상표명 정보란에 ‘가구 소매업’, ‘가위 소매업’ 등 MRO 관련 상품군을 명시했다.


ⓒ쿠팡

MRO 사업은 문구류 등 소모성 자재를 구매해 기업에 공급해 주는 것이다.


주로 대기업과 직접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기존 MRO 업체와는 달리 쿠팡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넘어 해외서도 퀵커머스 공략…수익성 개선 관건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근거리 생필품 즉시 배송서비스인 ‘쿠팡이츠 마트’를 시범 도입하며 퀵커머스(즉시 배송)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진출 형태는 퀵커머스로, 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이어 지난달 7일 대만 타이베이시 중산구 지역에서도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이 신선식품·공산품 등 생필품을 주문하면 배달원이 즉시 배달하는 방식이다. 쿠팡의 강점인 로켓배송과 배달앱 쿠팡이츠을 결합한 형태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집으로 배송시키는 수요가 높아진 만큼 신속한 배송 등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일본과 대만에 이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서도 퀵커머스 형태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해 쿠팡이 싱가포르 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한데 이어 현지 법인 물류·마케팅·정보기술(IT) 부문 실무자와 임원 등을 뽑은 상태다.


내친김에 쿠팡이 지난달 신주 4574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로 미국 법인 쿠팡Inc로부터 2287억원을 조달한 만큼 신사업 추진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처럼 쿠팡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수익원을 다양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성장해왔지만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미국에 상장된 만큼 주주들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쿠팡의 현재까지 누적 적자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쿠팡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2억68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액은 2억9500만 달러로 3배 가량 커졌다.


직원 과로사, 새우튀김 갑질 논란, 물류센터 화재 등 연이은 악재로 추락한 고객 신뢰회복도 관건이다.


물류센터 화재로 피해를 입은 직원들과 주변 시민들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실제 쿠팡은 화재로 일터를 잃은 직원들에게 다른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긴급한 대피로 인해 개인 소지품이 소실된 직원들 보상에도 나섰다. 약 14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전환배치됐다.


이와 함께 화재 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해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상에도 나섰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미국 상장에 성공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일 것”이라며 “최근 연이어 터진 악재를 반면교사 삼아 서로 상생하는 전략 마련이 향후 쿠팡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끝>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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