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노메달 한국야구...‘강백호 껌’ 보다 중요한 것은?


입력 2021.08.09 11:06 수정 2021.08.10 07:5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야구대표팀 8일 인천공항 통해 귀국...김경문 감독 "죄송하다"

강백호 껌 논란에 가려서는 안 될 본질 꿰뚫고 해결책 찾아야

강백호 ⓒ KBS2 중계화면 캡처

빈손으로 돌아온 한국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치고 8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경문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거듭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이면서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감독으로서 기대에 보답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경문호는 도쿄올림픽 준결승 한일전에서 2-5로 졌고, 5일 패자 준결승에서도 미국에 2-7로 패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이후 청와대 게시판에 ‘야구팀이 7일 동메달을 따도 군 면제 혜택 취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도 무릎을 꿇은 한국은 목표했던 금메달은커녕 노메달의 굴욕을 뒤집어썼다. 도쿄올림픽에서 유독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4위가 많았지만, 대만이 빠진 가운데 6개국과 경쟁한 한국 야구는 박수 받지 못할 4위(3승4패)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짐을 쌌다.


실망한 팬들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었다. 노메달에 그친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후 팬들은 ‘파이팅이 없다’ ‘투지가 보이지 않았다’ ‘국제 무대에서 태도와 자세가 잡히지 않았다’ 등 거센 질타를 쏟아냈다.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의 주인공이 된 강백호도 공항에서 괴로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6-10으로 뒤집힌 도미니카공화국전 8회 초 2사 1루에서 중계 카메라는 더그아웃에 몸을 기댄 채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멍한 표정으로 경기를 보는 강백호를 포착했다. 강백호의 모습을 본 박찬호 해설위원은 방송에서 “강백호의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요. 안 됩니다. 지더라도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계속해서 미친 듯이 파이팅을 해야 한다. 끝까지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고액 연봉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 내 강백호의 껌 논란은 끝까지 투지를 불태운 여자 배구와 대조를 이뤄 더 거센 비판을 들었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강백호에게 물어보니, 역전되는 순간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 선배들과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논란을 파악한 강백호는 “팬들께 실망 드려 죄송하고,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전 세계에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선배들이 잘 이끌어 줬는데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하고 다음엔 경쟁력 있고 멋진 경기 보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 뉴시스

국가대표로서 도마에 올라 분명 비판받아야 할 문제다. 그러나 노메달에 그친 한국 야구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세계 야구에서 KBO리그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강백호 말대로 메이저리그(MLB)가 아니더라도 해외에는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도쿄올림픽에서 여실히 느꼈다.


KBO리그에서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최고의 선수 대접을 받고 있지만 정작 국제대회에서는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가 많다. “인기에 취해 고평가 받은 KBO리그 수준이 드러났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


야구장 내에서만 문제를 찾아서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다수 국민들이 희생하며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 엔트리에 올라있는 선수까지 호텔에서 술판을 벌이다 코로나19에 확진 사건에 휩싸였듯, 야구장 밖에서의 선수들 태도와 자세도 중요하다. 야구장 밖에서 어긋난 행동으로 인해 KBO리그 선수들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지적을 받았고, 김경문호는 큰 부담을 안고 도쿄로 떠나야했다.


취했던 한국 야구가 경기장 안팎에서 하나하나 고쳐나갈 때, 불편하고 실망한 팬들의 마음도 하나하나 되돌릴 수 있다. 도쿄올림픽은 한국 야구가 다시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