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등 전통적 안전자산 효용성 약화
변동성·탈중앙 등 화폐로선 제약 많아
비트코인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의 자산으로서의 기능에 주목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제수단으로서의 화폐 보다는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전자산’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 글로벌 안전자산의 효용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과 주요 선진국 통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효용성이 약화된 가운데 향후 안전자산으로서 암호화폐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안전자산이란 일반적으로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자산군을 의미한다.
김 연구위원은 암호화폐가 안전자산으로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위기의 특수성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안전자산 수급 불균형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주요 전통적 안전자산의 효용성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채를 제외한 주요 전통적 안전자산 기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 역시 암호화폐와 관련해 김 연구위원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한은은 “법정화폐와는 별개로 민간영역 일부에서 제한적인 용도로 사용되면서 투자와 투기 수단으로서 관심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폐 본연의 기능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법정화폐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변동성이 큰데다 범죄행위와 연루될 경우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되는 특성 때문이다.
한은은 “국경을 넘어 익명으로 거래되는 특성상 탈세,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 불법행위와 연관될 수 있다”며 “거래규모가 확대될수록 각국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하게 되는 점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는 연일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기준 1비트코인은 526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0.4%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도 5256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 359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0.5% 하락한 가격이다. 빗썸(359만1000원)에서도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주식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암호화폐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