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여초 커뮤니티 회원들, 머지포인트 가맹점 공유
포인트 폭탄 돌리기 인증 이어져
"내 돈 쓰는데 무슨 문제" vs "이건 아니다"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우며 회원들을 끌어 모았던 머지플러스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돌연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다. 그 결과 가맹점도, 이용객도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머지플러스는 연간 구독형 상품인 '머지플러스 멤버십'과 머지포인트 상품권 '머지머니'를 판매했다.
머지플러스 멤버십은 월 1만5000원의 구독료를 머지플러스 측에 지불하면 머지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매장에서 20%를 할인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는 구독 상품이며, 머지머니는 머지포인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형 상품권이다.
예컨대 머지머니 20만원권을 20% 할인된 16만 원에 구입한 뒤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카페 등 바코드로 20만 원어치를 결제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이 "머지, XX 저만 안되나요?"라고 물으며 결제 바코드가 생성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고, 이에 다른 네티즌들도 비슷한 사례를 언급하며 의문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날 밤 머지플러스는 갑자기 서비스를 축소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머지플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머지포인트의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일부 이용자들은 "충전금 환불 왠지 어려울 것 같다" "쓰는 곳 줄어도 넣은 돈 못 돌려 받을 듯" "머지머니 망하는 거 아닌가"라고 우려하며 남은 포인트를 최대한 사용하기 위해 아직 가입된 가맹업체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사태를 모르는 가맹점주들은 정산 받지 못할 위험을 모두 떠안게 된 상황.
이런 가운데 한 샐러드 프랜차이즈 가게가 머지포인트 사용금지 공고를 받기 직전까지 약 1천 500만원의 손해를 본 사실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졌다.
그 배경에는 해당 식당에서 아직 구매가 가능하다며 정보를 공유한 여초 커뮤니티 회원들이 있었다. 이들은 "여기 가능하다" "앞 사람은 15만원 어치 주문해갔다" "나도 털었다"라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눴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머지포인트 결제 인증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돈가스 털고 왔다. 피해 드릴까봐 매장 이름은 가린다"는 모순적인 말을 쏟아 내거나, "거의 70 물려서 횡단보도 뛰다가 범칙금 2만원 딱지 뗐다. 근데 뚜쥬(뚜레주르)와서 8만원 넘게 털었으면 정신승리 가능해?"라고 위법 행위를 당당하게 드러내며 손익을 따지기도 했다.
자영업자를 걱정하는 일부 회원의 글에는 "가맹점 걱정을 왜 그리 해줌? 당장 여기 최소 몇 만원에서 몇십씩 물린 XX들 천지인데ㅋㅋㅋ 천사병도 가지가지, 나만 아니면 된다고요"라고 이기적인 답글을 남겼다.
반면 해당 커뮤니티에는 "가게 사정 안 좋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운영 중이었는데 점심부터 손님이 엄청 많길래 이상해서 물었더니 한 손님이 '오늘 축제가 있다'고 하더라"며 "두 시간 동안 80%가 머지포인트 결제였는데 지금 알았다. 갑자기 몇 달 만에 장사 잘돼서 엄마랑 땀 뻘뻘 흘리면서 너무 행복했는데, 엄마가 주방에서 펑펑 우는 거 보니까 가슴이 미친 듯이 찢어지는 것 같다"는 등 피해사례들도 속속 올라왔다.
이 커뮤니티의 행태는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확산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인류애 상실이다" "알면서 일부러 저러다니" "이기적행태 끝판왕이다" "주문한 거 다 먹지도 못할 텐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인성 무엇이냐" "남의 눈에 피눈물내면서 그렇게 까지 사용해야 하나요?"라며 비판했다.
현재 13일 '머지포인트' 본사에는 환불을 요청하는 이용자들이 몰리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는 전날부터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서비스 가입자 수백명이 줄을 서서 환불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가입자들은 전날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하고 공동 대응 모색에 나선 상태다.
한편 경찰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