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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영끌’한 정부, 그래도 집값 안정 힘들다


입력 2021.08.25 15:39 수정 2021.08.25 18:32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정부 사전청약 확대 발표

태릉·과천청사 공급 축소 및 대체지 마련

“일부 불안심리 줄겠지만, 근본적 시장 안정 어려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가 사전청약을 민간 분양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제 더 이상 정책 약발이 들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번 부동산 시장 점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분석과 함께 ‘집값 고점론’을 언급했지만 아파트값은 계속 치솟으며 진정되지 않았다. 이제 고점 경고 없이 공급 방안에 초점을 맞춰 내놓고 있으나, 이 역시도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현재 수도권 공공분양물량(3기 신도시)에 대해 실시하는 사전청약 방침을 민간분양 및 2·4대책 사업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 공공주택 6만2000가구를 사전청약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를 민영주택 등 다른 유형의 주택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부 불안심리는 잠재울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현재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수급 요인이 각종 규제 등 다른 변수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이 실시되면 어쨌든 흥행은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적지 않아 매매시장의 수요는 일부 경감되겠지만 임대시장에 가해지는 부하는 경감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정부가 공급량을 늘렸지만 본청약과 공사기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며 “기존 주택시장에서의 매물 잠김 현상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단기간에 추세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또 태릉과 과천 공급 물량 축소 및 대체지 마련 방침은 정부 정책 신뢰성에 흠집을 스스로 남겼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는 이날 당초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서울 태릉골프장 부지는 6800가구로 공급 규모를 축소했고, 정부과천청사(4000가구) 대체 부지를 인덕원역 부근과 과천 갈현동 일원으로 정해 이곳에 각각 3000가구, 13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태릉지구와 과천청사 대체지 추진방안은 주민과 지자체 의견을 적극 수렴해 주민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두 지역 모두 지역 내 추가 공급부지와 기존 택지 고밀화를 통해 목표했던 물량을 채울 수 있긴 하나 한 택지의 일괄 공급이 아닌 분산공급이 불가피해 공급이 지연되고 공급시기가 분산되는 등 공급효과의 극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국민들보곤 ‘영끌’하지 말라면서 갑자기 공급을 ‘영끌’하는 정부”, “사전청약이 1차접종이냐, 숫자만 늘린다”, “입으로만 공급”, “집이 없는 게 아니고 이젠 집 살 돈이 없다구요”, “지자체와 주민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정해 발표하더니 결국 결말은 뻔했다” 등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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