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MB정부 뛰어넘은 27.5조원 편성
대선 직전 단기 일자리 창출 바라본듯
太 "'토목은 적폐'라더니 정작 본인은
최고 예산…국민들, 좌파정부 진저리"
현 정권이 취임초 적폐라 낙인 찍었던 건설·토목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대선 직전해인 올해 이명박정부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예산을 편성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역시 내로남불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아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편성된 SOC 투자 예산 27조5000억 원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의 25조1000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SOC 예산은 노무현정권 때였던 2004년 17조4000억 원이었다가 2007년 이명박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 크게 늘어 2010년에 25조1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2017년 문재인정권이 들어선 뒤 잠시 급격하게 축소됐다. 하지만 2019년도 들어 반등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3조2000억 원, 올해엔 27조5000억 원으로 이명박정부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예산이 편성됐다.
취임초에는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과 같은 토목 SOC 사업을 적폐라고 맹렬히 비난하다가, 정작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역대 최고 수준으로 SOC 예산을 편성한 것은 앞뒤가 다른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태영호 의원은 "문재인정권이 대규모 토목 사업을 적폐라며 그렇게 비난하더니 정작 본인들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산을 늘렸다"며 "묻지마식 정치공세로 발목잡기에 골몰하다가 막상 본인들이 집권하면 슬그머니 태도를 바꾸니, 국민들이 이래서 무능한 좌파 정부에 진저리를 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정권이 SOC 사업 예산을 대선 직전해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려놓은 것에는 토목 사업을 통한 단기적 경기 부양과 임시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있어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 TV '일요진단'에 출연해 "문재인정부 들어서 공공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지방자치단체장도 민주당이 많다"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집행하는 공공일자리와 각종 사업들이 대선에 야권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일본·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철도 인프라가 아직도 열세인 만큼 토목 SOC 사업 투자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되, 대선에서의 유불리 등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예산을 집행할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중장기적 발전 전략을 가지고 집행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태 의원이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토면적당 철도연장은 2019년 기준 1000㎢당 41㎞, 인구 100만 명당 80㎞에 불과했다. 일본은 각각 51㎞와 151㎞에 달했으며, 영국은 60㎞·225㎞, 프랑스는 54㎞·450㎞, 독일은 93㎞·412㎞였다.
태영호 의원은 "대선 대비용으로 이제 와서 전 정부를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4차 산업혁명에 맞게 토목 SOC 분야에도 하이테크를 접목해 시대를 반영한 정책이 수립·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