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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병상련 한일 축구, 유럽파가 능사는 아니다


입력 2021.09.12 14:23 수정 2021.09.12 14:23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많은 유럽파 활약 중인 한국과 일본, 9월 최종예선 동반 경기력 부진

장거리 원정에 따른 체력적 부담 극복하지 못하고 경기력 저하

국내리그서 활약 중인 선수들 적절히 활용하는 ‘운용의 묘’ 필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동아시아 축구의 ‘양대 산맥’ 한국과 일본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한일 양국은 9월에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2차전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 2일 이라크와 1차전 홈경기서 아쉽게 0-0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피파랭킹 98위 레바논에 신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지만 2경기서 단 한 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상대들에게 홈에서 거둔 성적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망감을 안겼다.


B조에 속한 일본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일본은 지난 1차전 홈경기서 오만에 0-1로 패하는 ‘오만 쇼크’를 겪었다.


중립 경기로 치러진 2차전에서 중국을 잡고 기사회생했지만 유효 슈팅 18개를 기록하고도 한 골 밖에 넣지 못하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은 팀 내 핵심자원들이 모두 유럽파라는 점이다. 두 나라는 현재 아시아국가들 가운데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가장 많기도 하다.


한 때 국내에서는 유럽파와 국내파를 구분 짓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국내리그서 개인 기량을 인정받아 해외로 나갔다는 점에서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있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축구 커뮤니티에서 한국 팬들이 많은 선수들이 유럽무대서 활약하는 일본을 부러워하고, 일본 팬들이 EPL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의 활약을 부러워하는 것은 그간 국가대표팀에서 지도자들이 유럽파를 중용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유럽파는 늘 시차적응에 따른 체력적 부담을 안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문제는 축구를 하는 환경이 항상 동등하지는 않기 때문에 유럽파의 경기력이 국내서 뛰는 선수들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손흥민과 황의조 등 경기 이틀 전 귀국한 선수들을 이라크전에 내보냈다가 가까스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려 7명의 유럽파를 선발로 내세운 일본도 홈에서 오만에 덜미를 잡히는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장거리 비행에 따른 피로감과 시차 적응 문제 등으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유럽파의 무조건적인 중용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경우 10월에는 9월보다 일정이 더욱 빡빡하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홈경기를 소화한 뒤 죽음의 이란 원정에 나서야 한다. 이 때 유럽파는 역시차를 극복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된다.


이로 인해 유럽파와 국내파를 이원화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홈경기는 경기력이 더 나은 국내파 위주로 치르고, 이란 원정은 그나마 시차 적응이 수월한 유럽파들 중심으로 팀을 꾸리는 것이다.


9월 최종예선은 유럽파가 절대적인 능사는 아니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와 같은 ‘학습효과’를 기반으로 10월에는 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벤투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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