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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신용대출 '선제적 관리'…풍선효과 잡는다


입력 2021.09.17 06:00 수정 2021.09.16 11: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상반기 생보업계 신용대출 31兆↑

한화 홀로 1년 새 대출잔액 26%↓

"정책 기조 합당…전략 수립 유리"

한화생명이 신용대출잔액을 줄이면서 다른 생명보험사와 달리 규제방안을 맞추거나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소재 한화생명 본사 전경.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1년 새 2조원이 넘는 신용대출 잔액을 줄이며 선제적인 가계부채 관리에 돌입했다. 은행권 규제로 대출수요가 보험업계로 대거 쏠리면서 다른 생명보험사 신용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보험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총량 규제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을 다른 생보사와 달리 한화생명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사업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신용대출 잔액은 총 31조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조2109억원 대비 2.7%(8279억원) 증가한 규모다. 직전 분기 30조4658억원보다도 1.9%(5730억원) 늘어난 수치다.


보험사별로 신용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교보생명이었다. 올 상반기 교보생명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7조128억원 대비 11.6%(8130억원) 늘어난 7조825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5조6927억원에서 올 2분기말 6조7554억원으로 18.7%(1조627억원) 늘어난 신용대출 잔액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흥국생명 2조6861억원→3조1230억원 ▲DB생명, 5955억원→1조1125억원 ▲KB생명 2984억원→358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데일리안

통상 은행권이 주로 취급하는 신용대출 잔액이 보험업계에서 늘어난 이유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로 옥죈 반면, 보험업계를 포함한 제2금융권의 DSR는 여전히 60%로 풀어놨다. 대출이 필요한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한도가 더 나오는 보험사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심지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추석 연휴 이후 보험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도 옥죌 수 있는 추가 규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보험업계는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초 제시했던 보험업계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는 4.1%다. 삼성생명(4.4% 증가)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의 대출 증가폭이 한계수위에 다다른 만큼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삼성생명은 신규 가계대출 DSR를 40%까지 줄이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나머지 보험사도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 총량규제에 나섰다.


반면, 한화생명은 1년 동안 신용대출 잔액을 줄이면서 비교적 수월한 사업계획 수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의 신용대출 규모는 5조8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조9118억원 대비 26.0%(2조575억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 1분기 신용대출 잔액인 6조3714억원과 비교해도 3개월 만에 8.1%(5171억원) 감소했다. 한화생명이 신용대출 잔액을 줄어든 이유는 대출심사를 선제적으로 강화하면서 부채총량 축소 정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출사업은 보험사 메인사업이 아닌 만큼 수익성 타격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당국의 기조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총량이 늘어 대출을 거절해야 하는 상황과 반대로 충분한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전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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