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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에 ‘혼공’까지…코로나19가 부추긴 ‘나홀로 관객’


입력 2021.09.22 10:00 수정 2021.09.18 22:0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코로나 2차 대유행 시기, 전체 관객 10명 중 7명이 혼공족

사회 전반에 ‘나홀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혼밥’ ‘혼술’ 등 ‘나홀로’가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일상을 넘어 문화를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연인과의 데이트, 가족 혹은 친구와의 여가생활 등의 비율이 높았다면 최근 공연장엔 ‘나홀로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사실 공연시장에서 ‘나홀로 관객’은 코로나 시기에 특정된 고객군은 아니다. 이미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 추세였다. 공연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2005~2018년 예매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인 관객 비중은 2005년 11%에서 2018년 46%로 증가했다. 2018년 ‘나홀로 관객’은 콘서트(58%), 클래식·오페라(43%), 연극(41%), 뮤지컬(39%), 무용·전통예술(38%) 순이었다.


다만 코로나19는 ‘나홀로 관객’ 증가세를 부추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월간 공연전산망’에 따르면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시기이자 민간 공연장 한 칸 띄어앉기가 적용됐던 작년 9월 나홀로 관객 비율(전체 티켓 구매 건 중 1인 1티켓 구매건수의 비율)이 74.7%로 가장 높았다. 전체 관객 10명 중 7명이 ‘혼공족’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1월20일 첫 확진자 이후 1차 대유행 기간(2월~7월)에 전체 관객수는 급감한 것에 반해 나홀로 관객수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3월~6월 동안에는 관객 절반 이상이 나홀로 관객(비율이 50% 이상)이었다. 특히 ‘창작 뮤지컬’은 70.8%, ‘리미티드 연극’은 57.9%로 관객 절반 이상이 나홀로 관객이었다.


업계에선 코로나에 주춤했던 공연계를 버티게 한 것이 혼공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공연 제작사들은 혼공족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해외의 경우는 공연 이후 관람객과 연출가들이 작품에 대해 토론을 하는 공연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또 혼공족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공족을 위한 마케팅이 당장의 매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장기적 관점으로 본다면, 새로운 관객의 유입을 이끌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공연 홍보사 관계자는 “혼공족에 대한 마케팅 관련 논의는 2~3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혼공족이 늘어났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공연 관계자는 혼공족에만 집중된 마케팅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자칫 마니아층들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수익구조가 만들어질지에 대한 우려다. 이 관계자는 “1인 관객 중의 상당수는 공연 마니아층이다. 특정 배우의 팬인 경우가 많는 말이다. 결국은 마니아들, 즉 스타마케팅이나 혼공족 마케팅에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결국 공연의 전체적인 퀄리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마니아층을 잡는 동시에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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