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컵 무대서 맞대결...각팀 공격수로 직접 충돌 없어
경기 후 포옹 나누며 유니폼 교환..현지 팬들도 '좋아요'
벤투호에서 호흡한 손흥민(29·토트넘)과 황희찬(25·울버햄튼) 영국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1-22 카라바오컵(리그컵)’ 32강에서 정규시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3-2 승리했다.
부상을 털고 지난 20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은 이날 컵대회 경기에서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입단 이후 3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토트넘이 전반 23분까지 2-0으로 여유 있게 앞서나가면서 손흥민과 황희찬의 맞대결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반 38분 울버햄튼이 만회골을 넣고 후반 12분 동점골까지 터뜨리면서 경기는 팽팽해졌다. 결국 산투 누누 감독은 손흥민 카드를 꺼내들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나란히 영국 축구무대 그라운드에 서서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공격수들이라 직접적인 충돌은 보기 어려웠지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전력인 두 선수가 나란히 유럽 무대에서 뛴 것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2-2로 전후반을 마친 뒤 손흥민과 황희찬은 그라운드에서 따로 만나 유니폼을 교환하고 진한 포옹을 나눴다. 지난달에도 벤투호에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함께 치렀던 선수들이다.
승부차기 끝에 토트넘 승리가 확정된 이후 둘은 그라운드에서 따로 만나 유니폼을 교환하고 진한 포옹을 나눴다. 승부차기 1번 키커까지 소화한 황희찬과 후반을 마치고 경기에서 빠진 손흥민의 맞대결 자체는 이렇다 할 장면이 없었지만, 경기 후 둘의 포옹은 토트넘 팬들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토트넘 구단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손흥민과 황희찬의 포옹 사진을 올리면서 "Korean love!"라는 문구를 넣어 조명했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복도에서 인사를 나눈 둘은 다음달 월드컵 최종예선 소집 때 다시 만난다. 토트넘과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고는 내년 2월13일 EPL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