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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경연 아닌 축제…‘스우파’ 댄서들이 이룬 공통의 목표


입력 2021.10.28 08:37 수정 2021.10.28 08:3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신드롬급 인기...전 세계로 번진 '헤이 마마' 챌린지

"끊임없이, 하던 대로 살 것"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26일 종영했다. 모처럼 결과보다 과정에 더 관심이 쏠렸던 이 프로그램은, 단 9회짜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관심과 화제 속에 큰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엠넷

‘스우파’에는 멋진 춤과 그 춤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 그리고 걸출한 댄서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동시에 경쟁마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만드는 댄서들의 성숙한 태도와 서로에 대한 존중과 격려도 돋보였다. 이는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면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스우파’가 이런 평을 받진 못했다. 첫 등장부터 상대 크루를 견제하며 노골적으로 깍아내리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엠넷은 초반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걸그룹이라는 이유로 다른 크루들의 ‘약자’로 지목되며 눈물을 쏟아야만 했던 이채연의 모습을 비추는가 하면, 같은 팀에서 활동하다 팀이 갈라진 홀리뱅의 허니제이와 코카엔버터 리헤이를 붙였고, ‘환불원정대’의 안무를 두고 대결을 벌였던 라치카 카비와 훅 아이키를 붙여가며 갈등을 부각시켰다.


사실 이런 자극적인 연출은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하다. 그간 엠넷이 선보였던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스우파’에서도 초반 ‘악마의 편집’으로 자극적인 편집이 이어졌지만 프로그램을 축제의 장으로 바꾼 건, 다름 아닌 댄서들이었다.


‘스우파’의 명장면으로 남은 허니제이와 리헤이의 배틀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업계에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배틀이 끝난 후 허니제이는 양팔을 벌려 리헤이를 안아주면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팀은 나뉘어졌지만 이들은 최선을 다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예우를 갖췄고 그토록 애정하는 ‘춤’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또 제작진이 만든 자극적인 미션도 보기 좋게 각 크루만의 한계를 시험하고, 그들만의 색깔로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맨 오브 미션’에서는 여성 댄서들을 세워놓고 그 중심에 다시 남성을 세울 수도 있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미션이라는 평이 있었다. 그러나 댄서들은 남녀의 성을 뒤바꾸거나, 성별을 굳이 나누지 않는 무대를 기획해내면서 보기 좋게 이 미션을 수행해나갔다.


ⓒ엠넷

이 같은 댄서들의 진정성과 노력은 신드롬급 인기로 이어졌다. 방송을 시작한 첫 주부터 단 한 주도 놓치지 않고 각종 화제성 지수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셀럽들의 팬 인증과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며 가장 핫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Powered by RACOI) 종합 부문과 예능 부문 8주 연속 1위 석권,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비드라마 TV화제성 9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매 주마다 기록을 갈아치웠다(10/27 기준).


글로벌 인기의 척도인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스우파’의 존재감은 빛났다. 엠넷 TV 공식 유튜브 채널 계정을 통해 게재된 관련 영상 누적 조회수는 약 3억4000만뷰(10/23 기준)를 기록했고, 미션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케 케이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리더 계급 미션의 미션곡 ‘헤이 마마’(Hey Mama) 챌린지는 전 세계로 번졌다. 틱톡 ‘#heymama’ 해시태그 조회수는 2억1000만회를 넘기며 글로벌 열풍의 중심이 됐다.


이는 댄서들만의 축제가 아닌, 국내외 시청자들도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서의 확장을 보여준 셈이다. 결국 이들이 무대에서 보여준 주고자 했던 것도, ‘우리 팀이 최고’임을 가리기 위한 경쟁이 아니었다.


“방송에 나온 목적을 이뤘다. 대중들이 더 많은 댄서씬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춤을 출 수 있다. 이 방송으로 제가 힘이 생겼다면 그 부분에 노력할 거다. 끊임없이 할 거고 하던 대로 살 것”이라는 프라우드먼 모니카의 말처럼, 댄서들의 공통된 목표는 가수의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댄서씬을 알리는 것이었고 그 목적을 이뤘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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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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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dnjsl 2021.11.26  02:06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26일 종영했다니 아쉽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댄서들의 입지가 올라갈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서 보람찹니다. 많은 댄서분들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좋은 무대 보여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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