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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다' 빅게임 피처 소형준, 최종전에서 털어내나


입력 2021.10.30 12:13 수정 2021.10.30 12:1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대혼전 양상 속 정규시즌 우승 걸린 최종전 선발

1승 간절한 SSG 상대해야 하는 험난한 일정

소형준 ⓒ KT위즈

‘빅게임 피처’ 소형준(20)이 정규시즌 화려한 피날레를 꿈꾼다.


소형준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지는 ‘2021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SSG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중 가장 부담이 큰 경기다. 창단 이래 팀의 첫 정규시즌 우승이 걸린 한판이기 때문이다.


최종 1경기를 남겨놓고 KT를 비롯해 삼성-LG가 우승을 꿈꾸고 있다. KT가 가장 바라 는 것은 SSG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삼성이 패하는 결과다.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도 없다. KT가 지고 삼성이 이기면 우승은 삼성의 몫이다.


나란히 패하면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를 치를 수도 있지만, 3위 LG가 0.5게임 차로 따라붙으면서 그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30일 KT와 삼성이 패하고 LG가 승리하면 우승트로피는 LG가 가져간다. 자칫 3위까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게임이다.


2년차 신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부담스러운 경기지만, KT는 10월 들어 살아나고 있는 소형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고졸 신인으로 26경기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은 대형 투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며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하지만 소형준도 2년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시즌 초반부터 기복이 심했던 소형준은 2군에 내려갔다 올라오기도 했지만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23경기 6승7패 평균자책점 4.18으로 지난 시즌만 못한 소형준은 도쿄올림픽 대표팀 선발에서도 아깝게 탈락했다.


실망이 컸지만 소형준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가을에 가까워질수록 소형준의 성적은 상승세를 탔다. 10월 등판한 3경기에서는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SSG를 상대로는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1.46으로 강했다. 물론 이날 상대할 SSG는 KT 못지않게 1승이 간절하다. 결과에 따라 최고 4위, 최하 탈락도 가능한 상황이다. 포스트시즌 티켓을 눈앞에 두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 타자들의 집중력도 매우 높다.


소형준 ⓒ 뉴시스

부담스럽고 어려운 게임은 오히려 소형준을 대형 투수로 키웠다. 소형준은 지난 시즌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진출한 플레이오프에서 외국인투수들을 제치고 1선발로 등판,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6.2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긴장 탓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였다.


경기 후 소형준은 취재진과 만나 "정규시즌 때와 똑같이 던지려고 생각했다. 타자들도 똑같고, 마운드와 타석까지 거리도 같았다"며 "가장 긴장한 경기도 아니었다"는 소감을 전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다시 한 번 KT의 운명을 등에 지고 등판한다. 정규시즌 우승이 걸린 경기지만 소형준은 '똑같다'로 멘탈을 다스리고 있다. KT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밀리면 마운드에서 일찌감치 강판될 수도 있다. 올 시즌 좌절 아닌 좌절을 맛봤던 소형준이 최종전에서 모든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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