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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임…최성환 경영승계 본격화?


입력 2021.11.01 10:23 수정 2021.11.01 10:3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지난해 12월 사업총괄 맡으며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

최 회장 수사 시작된 2월 이후 SK네트웍스 지분 꾸준히 매입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SK네트웍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사실상 현역 은퇴 수순을 밟으면서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경영총괄로의 경영승계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지난달 29일부로 자사와 관련된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고 1일 밝혔다.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2235억원을 횡령하거나 배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5일 구속 기소됐으나 재판 6개월째까지 1심 선고가 나지 않아 구속기간이 만료되면서 9월 4일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 회장 측은 계열사 돈을 빌려준 것은 실질적으로 담보가 있는 대출이었고, 친인척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은 업무와 관련성이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70세의 고령인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경영권을 쥔 상태에서 재판으로 장기 경영공백 사태를 불러오는 게 기업 가치나 미래 대응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최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경영 복귀는 영영 불가능해진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은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해당 범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2235억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10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최 회장의 사임으로 SK네트웍스는 박상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경영총괄(상무)이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참여해 부친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승진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또래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과 같이 한동안 안정적인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경영능력을 키우는 과도기를 거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SK네트웍스가 대기업 집단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례를 따를 필요까진 없다는 시각도 있다.


최 상무는 사실상 SK네트웍스를 정점으로 SK렌터카, SK매직, SK워커힐이 포함된 기업집단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총괄’과 ‘경영지원본부’를 신설했으며, 이전까지 기획실장이던 최 상무가 사업총괄을 맡게 됐다.


당시 조직개편은 최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왔다.


1981년생인 최 상무는 2009년 SKC에 입사해 SKC와 SK(주)를 거쳐 2019년부터 SK네트웍스에서 근무 중이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SK(주)로, 지배구조상 SK그룹에 속해 있지만, 오너 일가의 암묵적 합의로 최신원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가 선친이자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설립한 모태기업이라는 점에서 강한 애착을 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원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최성환 상무의 오촌당숙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최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는 예정된 수순이었고, 최 회장의 사임으로 그 수순은 더욱 빨라지게 됐다.


최 상무는 지난해까지 SK네트웍스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으나, 최 회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20회에 걸쳐 지분을 사들였다. 2월 23일 29만3264주를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최 총괄이 매수한 주식은 451만6298주로 지분율은 1.82%에 달한다. 이는 총 249억4896만원 규모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인 SK(주)의 지분율은 여전히 39.12%에 달해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지만, SK(주)를 제외하면 최 상무가 2대 주주다.


최 상무는 지난해까지 적극 매입했던 SK(주) 지분은 올 들어 꾸준히 팔았다. 올해 2월 이후 최 상무가 매도한 SK(주) 주식 수는 9만9991주에 달한다.


SK(주) 주식을 팔아 SK네트웍스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 승계에 대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SK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오늘 공식 발표한 최 회장의 사임 외에 경영진 변동은 정해진 게 없고, 최 상무의 직위와 직책 역시 현 위치에서 변화가 없다”면서 “당분간 이사회와 사장(박상규 대표이사)을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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