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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에 재등장한 ‘일회용품 규제’…“공감하지만 비용 문제 어쩌나”


입력 2021.11.09 07:06 수정 2021.11.08 15:5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코로나19로 유예, 내년부터 사용제한 본격화 될 듯

대형 프랜차이즈 선제 도입, 개인사업장은 난감

서울 한 시내의 카페에서 고객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모습.ⓒ뉴시스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계기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배달음식 시장을 비롯해 카페 등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과 인건비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허용해온 식당, 카페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내년부터 다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환경부가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일회용컵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카페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작년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지자체 권한에 따라 관련 규제를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시행된 위드 코로나를 계기로 정부가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 시내 몇몇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다회용컵 사용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 아웃할 때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고 사용한 컵을 무인회수기에 반납하면 전문 업체가 세척해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규모가 큰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자체적인 감축 노력에도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6일부터 서울 12개 점포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내년 중 서울 모든 매장을 일회용 컵 없는 매장으로 바꾸고 2025년에는 모든 매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개인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난감하다는 분위기다.


환경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대전제에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환경규제까지 더해질 경우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정말 많이 늘었다. 환경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점에는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같은 개인 사업장은 비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커피 한 잔에 1000원, 1500원씩 판매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하는 곳이 많은데 비용 문제로 가격을 올리면 경쟁력이 없어진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정말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매장 내 머그컵 사용을 전면 도입할 경우 컵 회수부터 세척 등 일련의 작업을 위해 추가로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정 씨는 “코로나 전에 잠깐 머그컵 사용을 했었는데 손님이 몰리는 점심 피크시간 마다 전쟁이 벌어진다”며 “깨지는 컵 치우고 설거지 하고 매장에서 먹다가 일회용컵에 옮겨달라고 하는 손님 응대하고 이러려면 직원 한 두명은 더 써야 하는데 그러기엔 이전에 비해 매출이 아직 한참 모자르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부쩍 증가한 배달전문 외식업체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식당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배달 주문이 감소하고 배달비용은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포장용기 비용까지 오를 경우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직 플라스틱 일회용 포장용기를 사용하는 업체들도 갈수록 높아지는 배달비용 부담에 일부는 오히려 포장비를 따로 받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일반 식당의 경우 포장 주문을 하면 매장에서 음식을 먹는 것보다 오히려 가격을 할인해주는 곳이 많았지만 이제는 비용을 더 받고 있는 것이다.


배달비 부담이라고 하지만 포장, 배달 주문에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배달비는 물론 재료비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어 포장비에 대해서도 상당히 민감한 상황”이라며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본사가 대량으로 구매해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개인이 하는 소형 매장은 부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에 대한 책임과 부담도 자영업자한테 다 미루더니 이번에 일회용품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장사하는 사람들한테 모든 책임을 미루지 말고 정부가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 지원을 해주거나 사용량을 줄일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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