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말 기준 순익 대비 사회공헌액 비율 0.55%
생보에선 메트라이프, 손보에선 한화손보가 최고치
"은행 못지 않은 호실적에 상생금융 요구 강할 듯"
호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을 향한 '제2상생금융'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을 시작으로 진행할 금융업권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사회공헌 확대에 대한 이복현 원장의 강력한 주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의 사회공헌 금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 71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거둬들인 순익은 12조8238억원으로 순익 대비 사회공헌 금액 비율은 평균 0.55%로 집계됐다.
이 중 생보사의 사회공헌금액은 총 396억원으로 순익(5조3077억원) 대비 0.75%를 기록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메트라이프생명이 4.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라이나생명이 2.51%, 한화생명이 2.30%로 조사됐다.
그 외 ▲하나생명(1.23%) ▲신한라이프생명(0.99%) ▲NH농협생명(0.79%) ▲미래에셋생명(0.74%) ▲iM라이프생명(0.55%) 순으로 집계됐다. 푸본현대생명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사회공헌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의 사회공헌금액은 314억원으로 순익(7조5161억원) 대비 0.42%로 나타났다. 보험사별로 보면 한화손해보험이 1.38%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어 AXA손해보험은 0.73%, 현대해상은 0.58%로 집계됐다.
이 외 ▲DB손해보험(0.50%) ▲롯데손해보험(0.45%) ▲MG손해보험(0.42%) ▲KB손해보험(0.39%) ▲삼성화재(0.34%)가 뒤를 이었다.
하나손해보험을 비롯해 신한EZ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사회공헌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수백억원대의 사회공헌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벌어들인 금액 대비 현저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생보업계는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매년 기금을 모아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 중이고, 손보업계는 사회공헌협의회를 거쳐 보험의 사회적 책임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손보업계는 금융당국 압박에 2022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고 있다.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어려운 시기 취약계층 등에 꼭 필요한 자금공급이 적절히 이뤄지도록 세심히 살펴보겠다"고 밝히며 5가지 전략 목표 중 하나로 '상생'을 꼽은 바 있다.
이 원장은 오는 19일 주요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원장은 은행을 시작으로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사 최고경영자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호실적을 기록한 은행들을 상대로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도 은행 못지 않은 실적을 기록한만큼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보험업권 호실적은 회계이슈에 따른 착시효과로 은행의 호실적과 다른 개념이란 지적도 나온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실적과 재무 상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은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 속에서도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시장 금리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은행권을 제외한 금융업권에 천편일률적으로 상생금융을 강요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계적인 이슈로 일부 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건 맞다"면서도 "특정 보험사에만 국한되는 이익이 보험업권 전체 이익으로 대변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험사는 은행권과 다르게 전체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다"며 "당국에서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